[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농협 등 국정감사에서 “농협, 농협손해보험이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조사를 하면서 손해사정법인에 원예시설물을 독점으로 배정하고, 관리비, 이윤 등을 별도로 책정해 조사비를 과다하게 지급하고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농협, 농협손보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작물 손해조사 건수는 2020년부터 5년간 총 616만2천건으로 이 중 (사)한국농어업재해보험협회 등 협회가 41.3%(254만5천건), 손사법인이 36.2%(223만건), 지역농협 22.5%(138만7천건)를 차지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국비(순보험료 50%, 운영비 100%), 지방비(순보험료 25~40%) 보조, 자부담으로 농협손해보험에서 손해사정법인, 협회 등과 위탁계약을 맺고 손해조사 물량을 배분해 그 결과를 제출받아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2023년 한해에만 순보험료 9140억원, 운영비 956억원 등 총 1조 96억원이 투여될 정도로 막대한 정부, 지자체 예산 투여되고 있다.
그러나, 손사법인은 협회보다 적은 손해조사 건수에 비해 조사 수수료는 월등히 높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조사 수수료는 5년간 협회가 984억원, 손사법인이 1672억원으로 협회와 손사법인과 차이가 무려 688억원이다. 이를 건당 단가로 계산하면 협회가 36,672원, 손사법인이 75,014원으로 2배나 차이가 난다.
손사법인의 협수수료를 회 단가 기준으로 재산출할 경우 862억원으로 손사법인에 실제 지급된 1672억원의 51.6%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협, 농협손보는 손해조사 수수료 차이를 손사법인에만 원예시설물 조사, 관리비 및 이윤을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올해 8월말 기준 손사법인 손해조사 수수료 120억원 중 36%인 43억원이 원예시설물 조사 수수료다.
정부는 2015년부터 손해평가사 시험제도를 도입해 손해사정 인력을 양성해 왔다. 이들 손해평가사들로만 구성된 협회는 평가사 시험과목에 시설원예가 포함되어 있고, 농협 출신 농업시설 유경험자가 다수 활동하고 있어 원예시설물 조사를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사법인에만 관리비 13만원과 이윤 3만원(1일 가)을 별도로 책정한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농협, 농협손보는 영리법인은 손사법인은 사회보험료, 사무실 임대 등 관리비 및 이윤이 발생하나, 비영리법인이 협회는 관리비와 이윤이 발생하지 않아 손사법인에만 관리비 등을 책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비영리법인인 협회도 사회보험료가 발생해 조사자 본인이 조사 수수료에서 전액 부담, 사무실 임차료 발생, CS팀 운영 등 손해조사업무 전반에 관리비가 발생하고 있다.
협회가 타 기관과 맺은 위탁계약에도 위탁사업비 내 위탁관리비 등이 포함되어 있고, 손사법인의 관리비와 이윤이 2020년 이전까지는 없다가 2021년에서야 책정한 것으로 확인돼, 영리·비영리로 구분했다는 농협과 농협손보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손사법인에 원예시설물 손해조사를 몰아주고, 과거에 지급하지 않았던 관리비와 이윤을 책정해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한 것은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
문금주 의원은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인 농민들에게 농작물 피해율 산정이 터무니없이 낮게 반영되어 충분한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농협손보가 일감 몰아주기, 관리비와 이윤 등의 특혜를 주는 것은 고의로 피해보상률을 낮추려 한다는 의심이 들게한다”며 “예산 낭비 방지, 손해조사비 지급 기준, 손해조사 범위, 1인 조사 문제점 등을 토대로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