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국감] 농진원 벤처육성 지원사업 아빠·남편찬스 사고 연이어 터져

  • 등록 2024.10.11 10: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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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평가위원 C의 아들 B이 운영하는 업체 종합 1위로 선정…사전 자격요건 심사서 못 걸러내
2022년 선정된 D, 남편찬스.지인찬스 통해 사업비 사용내역 발급 후 보조금 2000만 원 받아 편취
문대림 의원 “감사원 감사 통해 벤처육성 지원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 낱낱이 밝혀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제주시갑)이 11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농식품 창업·성장 생태계 구축을 위해 농산업·식품 분야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서 최근 아빠찬스, 남편찬스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며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대림 의원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제출한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 추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3월에 열린 ‘2021년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 평가에서 종합 1위를 하며 2021년 4월 농식품 벤처육성기업으로 선발된 A 업체의 대표 B씨가 평가위원을 맡은 C씨의 아들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2021년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의 평가위원을 2021년 2월에 선정했고, 사업에 신청한 638팀에 대한 자격요건 심사를 2021년 3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격요건 심사 단계에서 평가위원인 아버지 C씨와 A 업체의 대표 B씨가 부자 관계라는 것을 사전에 파악하여 걸러내지 못했다.


그 결과 ‘2021년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은 638팀이 지원해 역대 최고 수준인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매우 치열했지만, 평가위원 C씨의 아들이 운영하는 A 업체는 서류평가 2위, 발표 평가 1위, 최종 1위로 농식품 벤처육성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문대림 의원은 “정부 공모사업은 아주 작은 차이로 최종 선발 여부가 결정된다”면서 “이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의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아버지 C씨가 A 업체의 대표 B씨에게 사업계획서 작성과 발표 구성 등을 꼼꼼하게 조언해주며, ‘아빠찬스’의 수혜자가 되도록 지원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2021년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 ‘아빠찬스’가 있었다면, ‘2022년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는 ‘남편찬스’, ‘지인찬스’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대림 의원이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D씨는 2022년 2월 8일 한국농업기술진흥원 ‘2022년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 신청해 선정된 후, 2022년 3월 24일 자신의 남편인 F씨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남편찬스’를 통해 2,000만 원 상당의 ‘제주도 5대 월동 부산물’과 자신의 지인인 G씨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지인찬스’를 통해 2,000만 원 상당의 ‘제주 비상품 감귤’을 받았다는 사업비 사용내역을 발급받은 후, 이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사업비를 신청했다.


이에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산하에 있는 광주농식품벤처창업센터는 D씨가 운영하는 H 업체 명의의 은행 계좌로 보조금 2,100만 원을 지급했고, D씨는 이를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의 취지인 기술 개발과는 무관하게 채무 변제 등 개인적 용도에 사용할 목적으로 편취했다. (※ 제주지방법원 2023. 6. 30. 선고 2023고단17, 2023고단862, 2023고단953, 2023고단459, 2023초기105, 2023고단111 판결)


특히 D씨는 서귀포시가 시행하는 한 사업에서 디자인 개발 및 샘플 제작비 등 명목으로 보조금 1,200만 원을, 기술보증기금에는 사업 계획과 채용 인력에 대해 허위로 작성 및 제출하는 방식으로 2억 1,000만 원의 보증서를 편취한 것은 물론, 여러 피해자에게 사업 등을 빌미로 총 4억 8,000만 원을 편취하고, 근로자 임금 1,800만 원을 체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D씨가 광주농식품벤처창업센터로부터 2022년 3월에 받은 보조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을 1년 가까이 모르고 있다가, 2023년 1월이 되어서야 보조금 편취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하는 등 사업 관리를 소홀히했다.


문대림 의원은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이 2020년 시작된 이후 5년간 아빠찬스를 통한 이해충돌 문제, 남편찬스와 지인찬스를 동원한 보조금 불법 편취 문제 등이 발생했던 만큼,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사업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낱낱이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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