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저율 관세로 대량 수입된 냉동고추가 낮은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잠식함에 따라 고추농가들을 눈물짓게 하고 있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이 17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2018년 냉동고추 수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20만톤이 수입됐던 냉동고추는 2년 만에 20%가 늘어나 2018년에는 24만톤이 수입된다.
건고추가 아닌 냉동상태로 수입되는 이유는 27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건고추에 비해 가공품으로 취급되는 냉동고추의 관세율이 2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반입된 수입 냉동고추는 상당량이 재 가공을 거쳐 고춧가루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국산고추가루가 1kg당 2만원에 거래되는 반면 수입 냉동고추를 사용한 고추가루는 7000원에 불과하다. 국산에 비해 3배 가까이 염가로 판매되기 때문에 빠르게 국산 고추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2014년 8만 5000톤 규모이던 국내 고추생산량은 2018년에는 16%가 감소한 7만 2,000톤 수준이었다.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지 거래가격은 2018년 600g당 10,980원에서 2019에는 6940원으로 급락했다.
1kg당 1000원인 수입냉동 고추가 2018년 24만톤이 수입되었기 때문에 2400억원 상당의 수입 고추 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600g당 6940원인 국내산 고추의 작년 생산량이 7만 2000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83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고추 시장의 30% 가까이를 수입산이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서 의원은 “수입산 냉동 고추에 시장을 내어주고 있는 국내 고추농가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검역강화 및 관세율 상향등의 조치와 함께 냉동 고추가 고춧가루 형태로 유통되는 데에 위법의 소지는 없는지 관계당국의 철저한 검토와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