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농지은행이 공익을 벗어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종회 의원(전북 김제·부안)은 “최근 6년간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지수탁사업 수수료로 244억원을 챙겼다”며 “영세한 농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과도한 이자와 수수료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에서 실시하는 농지은행 농지임대수탁사업은 임대차가 허용된 농지와 노동력부족·고령화 등으로 자경하기 어려운 농지나 농지에 딸린 농업용 시설을 농어촌공사가 임대수탁 받아 임차농민과 연결해 주는 사업이다.
사업목적은 효율적인 농지이용과 농업구조개선을 통해 농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문제는 농지은행은 농지취득 소유자와 최초 5년 계약을 맺고 농지임대 수탁사업을 시행하면서 5%의 수수료를 징수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실시하는 주택담보대출 수수료는 2%대에 불과, 이와 비교시 농어촌공사가 2~3%의 불로소득을 챙긴다는 지적이다.
농업경영회생사업의 고금리 문제도 지적됐다.
농업경영회생사업이란 경영난으로 빚에 시달리는 농민들이 빚을 청산하고 지속가능한 영농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농지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최장 10년간 임대를 통해 농사를 지어서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최장 10년간의 임대기간이 끝나면 농지는 해당 농민이 환매할 수 있도록 우선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사업 신청을 하고 해당 토지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매년 1%의 임대료, 3%의 이자를 내야 한다. 시중금리가 3%대이고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25%인 점을 고려하면 정책사업의 금리가 일반 시중금리보다 배이상 더 비싼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환매 시 분할납부할 경우,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금액의 2% 이자를 또 다시 추가해 납부해야 한다. 농어촌공사가 파산에 직면한 농민을 대상으로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농어촌공사가 중간에서 5%나 되는 수수료를 챙기고 농민들을 상대로 일반 시중금리보다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며 “과도한 이자율과 수수료로 농민들의 고혈을 짜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시행하는 농지은행은 일반 금융회사와 달리 보다 높은 사회적 책무를 가져야 한다”며 “경영회생을 하라고 정부가 지원한 정책자금을 농어촌공사가 시중금리보다 더 받는 것은 공공기관의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