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시장은 1980년대까지 매년 15%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해 왔으나 지난 90년대 이후론 성장률이 10%대로 급격히 둔화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 불안, 주가하락, 테러 및 미국과 이라크 간의 전쟁위기 고조로 인해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화장품시장은 2001년보다 13% 정도 늘어난 5조9천억원(소비자가 기준)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상위 업체와 중하위권 업체들의 매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01년 생산액이 2천억원을 넘어선 업체는 태평양, LG생활건강. 코리아나 단 3곳에 불과하다. 3개 업체 중에서도 태평양은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반면 코리아나는 매출 2천억원대를 기록해 격차를 보였다. 올해는 5~6%의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화장품산업은 최근의 산업평균 성장률보다 낮은 약 5~10%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
올 화장품 시장 “다소 위축 전년대비 5∼10%성장 유지”
지난해 기능성화장품 인기, 업체들 사업다각화 위해 방판 시작
방 판 산 업
![]() | 지난해 가장 큰 특징은 대부분의 화장품 업체들이 방판산업에 대거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코리아나, 태평양 등이 방판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시판에서 어려움을 겪던 애경산업, 나드리화장품, 로제화장품 등 방판 후발업체들은 연간 30%가 넘는 성장세에다 높은 판매 마진을 보이고 있는 방문판매(방판) 시장에 뛰어드는 등 생존을 위한 다각적인 사업을 모색하고 나섰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11월 방판 전용 브랜드 ‘디끌라리’를 선보이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서울 주요지역의 직영점 점포를 열었으며 방판 전문사원인 ‘애경 파트너’를 위한 사업설명회도 개최했다. |
로제화장품은 자연한방화장품 ‘십장생’을 직판 브랜드도 설정하고 최근 직판 사업부를 출범시켰다. 또 지난해 9월 충북 청주에 뷰티숍을 여는 등 앞으로 뷰티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이 외국계 브랜드들의 잇따른 진출로 고가제품 판매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후발 업체들은 고가품 위주의 방판이나 직판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라고 말했다.
공정위, 불공정유통행위 시정조치
지난해는 태평양·LG생활건강 등 5개 제조사 및 로레알코리아 등 4개 수입판매사들의 법 위반 행위 및 부당 공동행위에 대한 단속에 이어 결국 지난해 12월 시정조치가 부과되기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 유통행위에 대한 강도높은 시정조치로 업계가 떠들썩했던 한해로 마무리됐다.
공정위가 발표한 시정조치 결과에 따르면 태평양·LG생활건강·코리아나화장품·한국화장품·애경산업·로레알코리아·금비화장품·금비인터내셔널 등이 재판매가격유지행위로 시정명령을 받은 것을 비롯해 태평양·LG생활건강·코리아나화장품·애경산업·로제화장품·에바스·라미화장품·피어리스 등이 부당 공동행위로 적발 조치됐다.
이 가운데 태평양과 LG생활건강은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강제하면서 이를 어길 경우 제품공급중단 및 거래중지 등 구속조건부거래행위를 강제한 혐의로 각각 3억9천만원과 3억4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아 고질적인 유통관행의 개선이 촉구됐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현행 화장품법시행규칙에는 수입자가 외국 제조사가 발행하는 제조·판매증명서를 의무적으로 비치토록 규정돼 독점수입권자 이외에는 사실상 병행수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관련 법령 해당규정을 개정토록 보건복지부와 산업자원부에 요청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능성 화장품
![]() | 지난해는 그 어느 해보다 기능성 화장품이 다양하게 출시, 눈길을 끌었다. 태평양의‘아이오페’가 기능성 화장품인 주름개선과 미백효과 등으로 인기가 높았으며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가 기능성 화장품인 자외선 차단과 팩, 피지&모공 측면에서 인기를 끌었다. 로제화장품 ‘십장생’, LG생활건강 ‘본’ 등 다양한 한방화장품이 출시됐다. 소비자는 바르기만 하는 화장품에서 벗어나 이제는 여드름제거, 피지·모공 개선 주름개선, 미백효과, 자외선 차단 등의 특별 |
지난해의 이런 기능성화장품 열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진출 등국제 경쟁력 강화
지난해는 화장품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가시화됐던 한해였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등 정부부처들이 앞다퉈 화장품산업의 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과 육성방안 등을 제시했다.
대한화장품공업협회는 지난해 4월 일본화장품공업연합회를 방문해 양국 화장품협회의 교류를 위한 실무협상을 추진할 것을 합의한 데 이어 9월에는 신라호텔에서 중국향정향료화장품협회와 업무 협정 조인식을 갖는 등 세계화를 위한 본격적인 걸음을 시작, 올해는 우리화장품이 세계로 더욱 많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화장품 시장 전망
올해 화장품산업은 최근 몇 년간의 고성장추세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내실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년 화장품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업계는 제품 다양화와 고급화, 수출시장 개척, 효율적인 경영시스템 도입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위 2∼3개 업체가 강력한 브랜드력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시장을 향상시키며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 나가리라 예상된다.
중·하위업체 중에서도 명확한 차별화에 성공한 기업은 나름대로의 확실한 시장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반면, 국내에 있는 수백개의 화장품제조업체 중 핵심역량을 갖추지 못한 회사들은 도태되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더욱 급격히 진행될 것이다.
지난해는 태평양, LG생활건강 등 토종 2개사와 로레알코리아, 샤넬, 시슬리, ECLA 등 외국계 업체 4개 등 선두업체들의 매출과 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국내시장진입도 보다 활발해져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수입화장품의 비율이 이미 30%대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태평양은 “다국적 화장품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길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빅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올해에는 경쟁력이 없는 브랜드는 과감히 정리하고 브랜드 파워가 있는 헤라, 아이오페, 라네즈, 마몽드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 엄격한 브랜드 관리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지난해 헤라는 올해 연매출 2천억원대를 돌파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웬만한 화장품업체의 총매출과 맞먹는 수준. 아이오페와 라네즈도 매출 1천억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태평양은 염모제 ‘미장센’, ‘이니스프리’ 등을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태평양은 올해는 글로벌마케팅에 더욱 힘을 쏟아 ‘아모레퍼시픽’과 ‘라네즈’를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전 지역으로 수출,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코리아나는 “고객을 감동을 시킬 수 있는 품질과 엄격한 브랜드 관리, 유 통망 정비만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화장품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고 올해는 브랜드 파워 강화, 프리미엄급 기능성 브랜드 출시를 통해 명품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코리아나는 중국사업도 대폭 활성화해 전문점 200개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아트센터를 연다.
문갑, 거울, 분첩 등 여성 풍속과 관련된 문화재를 전시하고 여성을 위한 원스톱 뷰티 문화공간으로 이 공간은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