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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할인의 역설’…정가 높여 할인율 뻥튀기, 플랫폼별 가격 차 2배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발표...정가 표시 기준 개선 촉구
정가 최대 100% 차이…쿠폰·할인 반영 실구매가 왜곡 구조
올리브영·쿠팡 등 가격 수시 변동…최저가 채널도 고정 안 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같은 날, 같은 화장품을 구매하더라도 판매 플랫폼에 따라 가격이 최대 2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가를 높게 책정한 뒤 할인율만 강조하는 이른바 ‘할인의 역설’ 구조가 확인되면서 온라인 화장품 유통 시장의 가격 투명성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회장 김연화)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공식몰, 올리브영, 쿠팡, 무신사 등 8개 주요 온라인 판매채널을 대상으로 화장품 169개 품목의 가격을 29회 반복 추적 조사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동일 시점, 동일 제품임에도 플랫폼에 따라 실구매가가 최대 20.9%(4,188원)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저가 채널이 고정되지 않고 시기별로 수시로 바뀌는 ‘유동적 가격 경쟁 구조’가 확인됐다. 이는 특정 플랫폼이 항상 저렴하다는 소비자 인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카테고리별로 평균 최저가를 기록한 채널을 보면 기초 화장품은 지그재그, 색조 화장품은 쿠팡, 바디 제품은 올리브영(앱·웹), 헤어 제품은 공식몰과 올리브영 앱이 각각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무신사는 기초에서 최고가(격차 28.1%), 네이버는 바디에서 최고가(격차 50.9%)를 기록하며 채널별 가격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할인 기준이 되는 ‘정가’ 자체가 플랫폼마다 다르게 설정된다는 점이다.

 

바디 제품의 경우 플랫폼 간 정가 격차가 최대 100.5%(17,017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정가를 높게 설정한 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할인율 중심 마케팅’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정가가 3만원인 제품에 50% 할인이 적용될 경우 판매가는 1만5000원이 되지만, 정가 1만8000원 제품에 10% 할인만 적용해도 최종 결제 금액은 1만6200원으로 오히려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처럼 겉보기 할인율과 실제 구매 가격 간 괴리가 발생하는 이른바 ‘할인의 역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일 사업자가 운영하는 플랫폼 내에서도 가격 불일치가 반복됐다.

 

올리브영의 경우 특정 조사에서는 웹 가격이 앱보다 14.6% 저렴했지만 이후 조사에서는 웹이 최고가가 전환되는 등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앱과 오프라인 매장 간 가격이 다른 품목 비율은 20.9% → 41.5%로 2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이에 대한 소비자 안내는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관계자는 "가격 투명성은 소비자 보호의 출발점이자 공정한 시장 경쟁의 전제 조건"이라며 "정가·할인·쿠폰 등이 반영된 최종 실구매가를 소비자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가격 표시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개선 방안으로 ▲플랫폼별 가격 형성 기준 공개, ▲정가·할인·쿠폰 분리 표시, ▲최저가·특가 표시 기준 명확화, ▲가격 이력 정보 공개 등을 제안했다.

 

정부에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가격 표시 기준을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 마련과 함께, 실질 구매 가격 중심의 정보 제공 의무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표시된 할인율이 아닌 쿠폰·적립금까지 반영된 최종 결제 금액 기준 비교 소비가 필요하다”며 “최소 2~3개 채널을 비교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