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산물 가격 상승의 원인을 두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농업인은 기후 위기에 따른 생산량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은 반면, 도시민들은 불투명한 유통 구조와 마진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2025년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2025년 농식품 분야 최대 관심 이슈로 농업인은 ‘기후변화’(26.5%)와 ‘자연재해’(15.2%)를, 도시민은 ‘자연재해’(20.7%)와 ‘기후변화’(18.4%)를 각각 1·2순위로 꼽았다.
특히 도시민의 자연재해 관심도는 전년(10.3%) 대비 10.4%p 급증했다. 이는 기후 리스크가 농업 생산 현장을 넘어 도시 소비자에게도 직접적인 생활 문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농업인은 이에 더해 ‘농민·농촌기본소득’(11.0%), ‘농산물 가격 안정’(10.1%), ‘공익직불제’(6.7%) 등 소득·정책 관련 이슈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환경 리스크 대응과 함께 소득 안전망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농식품 가격 상승 요인에 대해서는 공통 인식과 인식 격차가 동시에 확인됐다.
농업인은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50.5%)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인건비 상승’(49.2%), ‘생산비 상승’(48.8%)이 뒤를 이었다. 기후 리스크와 비용 증가가 곧바로 출하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현장 인식이 반영됐다.
반면 도시민은 ‘생산비 상승’(45.3%)과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45.0%)를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하면서도 ‘유통 단계 비효율성’(43.5%)과 ‘중간 유통업자 마진 확대’(42.3%)를 상대적으로 더 중시했다.
즉 농업인은 ‘생산 여건 악화’를, 도시민은 ‘유통 구조 문제’를 보다 핵심적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실제 물가 흐름과 체감 물가 사이의 간극에서도 드러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2020=100)는 2026년 1월 기준 118.03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5년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대비 -0.6%로 하락하며 지표상으로는 안정세를 보였음에도 도시민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가 불안이 지속되고 생산·유통을 둘러싼 인식 차이가 확대되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11일 경제부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구성하고 상반기 집중 운영에 돌입했다.
TF는 ▲불공정거래 점검팀 ▲유통구조 점검팀 등을 통해 유통 과정의 왜곡과 폭리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도시민이 문제로 지적한 ‘유통 비효율성’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KREI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환경·안전 문제가 농업을 넘어 사회 전반의 핵심 이슈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생산 불안정과 유통구조 문제를 동시에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농업인은 생산 기반 안정과 소득 보전을, 도시민은 가격 형성의 투명성과 유통 효율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정책적 조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KREI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 상승 요인에 대해 농업인과 도시민 모두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생산비·인건비 상승’을 공통적으로 지목했다”면서도 “농업인은 생산 여건 악화를, 도시민은 유통 비효율성과 중간 유통 마진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해 원인 진단의 차이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리스크 대응과 유통 혁신을 병행하는 종합 대책이 향후 농정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