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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동향] 美 아이스크림 트렌드, ‘맛·헬시·팬덤’…K-아이스크림 기회 왔다

색다른 맛, 식물성 원료, 팬덤 마케팅…2025 아이스크림 시장 움직이는 4가지 키워드
aT “한국산 수출 34%↑, 지금이 미국 진출 타이밍…이색 맛·미니 제품으로 공략을”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글로벌 아이스크림 시장이 ‘건강·경험·개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오감과 감성을 자극하는 경험 중심의 소비로 변모하면서 미국 현지 시장을 공략하려는 한국 식품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글로벌 아이스크림 시장은 2029년까지 1,049억 6천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산 아이스크림의 대미 수출도 2023년 2,200만 달러에서 2024년 2,900만 달러로 약 34% 급증했다.

 

 

맛과 식감의 ‘재창조’…기본을 넘는 플레이버 전쟁

 

클래식한 바닐라, 초콜릿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익숙한 맛에 만족하지 않는다. 땅콩버터 아이스크림에 미니 캔디를 넣은 M&M’s 쿠키 샌드위치, 올리브오일과 바다소금을 조합한 ‘크리올 크리머리’ 제품, 스트로베리 트레스 레체스 등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은 맛의 변주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Creole Creamery'는 올리브 오일과 바다 소금을 조합한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이 아이스크림은 올리브 오일 케이크를 연상시키는 은은한 단맛과 함께 부드러운 식감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라벤더 허니, 딸기 바질, 화이트 피치 엘더플라워 소르베 등 꽃과 허브를 활용한 다양한 이색 맛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텍사스에서는 1989년에 처음 출시된 '레몬 칠(Lemon Chill)'이 재출시돼 화제를 모았다. 이 제품은 부드럽게 얼린 레모네이드로, 진한 레몬 향과 상큼한 맛이 특징이며, 새롭게 딸기 맛도 추가돼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배스킨라빈스는 올해 5월, 이달의 맛으로 '스트로베리 트레스 레체스'를 출시했다. 멕시코의 전통 디저트인 트레스 레체스 케이크에서 영감을 받은 이 아이스크림은 트레스 레체스 맛의 아이스크림에 부드러운 화이트 케이크 조각과 딸기 조각, 딸기 소스를 더해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건강도 챙겨야죠” 저칼로리·식물성 트렌드 확산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는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일 본연의 맛과 영양을 유지한 프리미엄 제품군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트루프루(Trü Frü)’는 고급 초콜릿으로 진짜 과일을 감싼 프리미엄 냉동 스낵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KIND® FROZEN™ 트릿 바는 아몬드와 땅콩을 주원료로 사용한 식물성 아이스크림으로 건강 지향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뉴질랜드 브랜드 ‘EatKinda’는 콜리플라워를 주재료로 한 비유제품 식물성 아이스크림을 미국에 론칭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없고, 초콜릿 스월·스트로베리 스월·민트 초콜릿 쿠키 등 다양한 맛으로 구성돼 유제품 대체를 원하는 소비층에게 적합하다.

 

또한 미국의 대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브랜드 ‘Halo Top’은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닐라 빈 맛 제품은 한 통당 290칼로리에 단백질 20g, 식이섬유 4g을 포함해 건강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미니 사이즈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며 ‘작고 가볍게 즐기는 디저트’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DOVEBAR® 아이스크림 미니는 한입 크기의 진한 풍미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초콜릿, 바닐라, 모카, 딸기 맛이 포함된 다양한 셀렉션 팩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밖에도 미니 멜츠(Mini Melts)는 2025년 여름, 7-Eleven과 협업해 블루 라즈베리 슬러피 맛의 비즈 형태 아이스크림을 출시한다. 이 제품은 7-Eleven, Speedway, Stripes 등에서 한정 판매되며, 슬러피의 상큼함과 미니 멜츠의 독특한 식감을 결합한 제품이다.

 

 

팬덤 마케팅과 큐레이션 전략, 아이스크림 시장의 ‘감성 코드’

 

정서적 유대와 팬덤 기반의 커뮤니티 마케팅도 아이스크림 시장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Mars사는 SNICKERS® 아이스크림을 앞세워 NFL과의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 팬덤을 구축해왔다. 단순 제품 구매를 넘어 스포츠 팬들과의 감정적 연결을 유도하며, 브랜드 경험을 일상의 한 장면으로 녹여낸 것이다.

 

블루벨(Blue Bell)은 ‘The Great Scoop Revival’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과거 인기 제품인 ‘Groom’s Cake’와 ‘Bride’s Cake’의 재출시 여부를 팬 투표로 결정해 이슈화를 이끌었다. 이는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소매 유통 환경에서도 '큐레이션 전략'은 중요해졌다. 복잡한 냉동 코너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쉽게 고를 수 있도록 브랜드별, 용도별, 기능별로 구분된 진열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트렌디한 신제품과 함께 소비자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전 브랜드를 병치하는 방식은 이목을 끌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aT 관계자는 "미국 내 K-푸드 인지도 상승과 더불어 아이스크림 시장 진입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트렌디한 맛과 건강한 재료, 유니크한 콘셉트를 접목한 K-아이스크림 제품들이 현지 유통 채널의 냉동 코너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 현지 식품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미니 제품, 식물성 원료, 이색 맛 구성 등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 수출 확대의 열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