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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프랜차이즈 포화 속 ‘신규 브랜드 러시’…이유는?

스타벅스 독주, 메가·컴포즈 저가 커피 약진…이디야 등 중가 브랜드는 입지 흔들
‘경험+브랜딩’ 전략 승부…본죽 ‘이지브루잉 커피’ 론칭, 팀홀튼 가맹사업 본격화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국 커피 시장이 전례 없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지난해 처음으로 커피숍 수가 감소하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신규 커피 브랜드의 출현은 더욱 활발하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독주, 저가 브랜드의 약진, 중가 브랜드의 침체 속에서 브루잉 특화, 자동화 시스템, 감성 큐레이션 등으로 무장한 신예 브랜드들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커피숍 수는 7만9350개로 전년 대비 1526개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 나타난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과열 경쟁의 결과로, 시장 재편과 구조조정이 시작된 신호"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커피 브랜드 창업은 계속되고 있다. 시장이 ‘레드오션’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신규 브랜드는 여전히 등장하고 있으며, 일부는 틈새 전략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시장 1위는 여전히 스타벅스다. 국내 운영사인 SCK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3조1001억 원, 영업이익 1908억 원을 기록하며 ‘커피 공룡’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투썸플레이스(매출 5201억 원), 그리고 메가MGC커피(4660억 원)가 뒤를 이었다.

 

특히 저가 커피 브랜드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메가커피는 손흥민, 컴포즈커피는 BTS 뷔를 모델로 내세워 단순 ‘가성비’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를 고도화하고 있다. 브랜딩 경쟁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반면, 중가 브랜드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이디야, 커피빈, 탐앤탐스는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으며, 대표 저가 브랜드 중 하나였던 ‘커피에반하다’는 최근 가맹사업 등록을 취소하며 사실상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2021년 658개까지 늘었던 점포 수는 2024년 현재 557곳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9.4% 감소한 106억 원, 영업이익은 18억 원 적자, 순손실은 54억 원에 달했다.

 

업계는 “저가 커피 시장조차 경쟁이 과열된 결과”라며 “원두가 상승과 고환율 여파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은 데다, 브랜드력 부재가 결정타가 됐다”고 분석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도 새로운 브랜드는 등장하고 있다. 그 핵심은 ‘차별화’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에 문을 연 ‘이지브루잉 커피’는 ‘본죽’으로 잘 알려진 외식 프랜차이즈 본아이에프가 새롭게 선보인 커피 전문 브랜드다. 이지브루잉 커피는 자동 추출 시스템 ‘이지 바리스타(EASY BARISTA)’를 도입해, 바리스타 없이도 챔피언급 레시피에 기반한 고품질 커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주요 메뉴는 브루잉 커피와 당일 생산한 생식빵을 함께 구성한 브런치형 세트로,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원두 본연의 향미와 부드러운 바디감을 살린 커피 경험을 제공한다. 고압 에스프레소 방식이 아닌, 드리퍼에 천천히 물을 부어 추출하는 브루잉 방식으로 제조되며, 고소한 원두와 산미 원두 중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장 구성도 차별화됐다. ‘바리스타의 무대’를 콘셉트로 한 사각형 바(Bar) 중심 구조를 채택해, 고객이 커피 제조 과정을 직접 보고 향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캐나다 대표 커피 브랜드 팀홀튼(Tim Hortons)도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팀홀튼은 따뜻한 목재 톤의 인테리어와 캐나다 단풍잎을 활용한 ‘메이플 감성’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국내 입맛에 맞춘 ‘메이플라떼’, ‘몬트리올’ 등의 메뉴를 선보였으며, 도넛과 커피를 결합한 복합 메뉴 구성이 10·20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팀홀튼은 2023년 12월 서울에 첫 매장을 연 이후 한 달 만에 도넛 30만 개, 커피 10만 잔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18개 매장을 모두 직영 체제로 운영 중이며, 최근 가맹사업 신청을 받기 시작하며 국내 본격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커피 시장은 포화와 동시에 시장의 고도화와 세분화가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 고가–중가–저가, 에스프레소–브루잉, 직영–가맹 구조 등으로 다양한 축이 나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커피는 이제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공간·취향·경험을 담는 콘텐츠다. 살아남는 브랜드는 결국 맛보다 브랜드의 '결'을 설계하는 곳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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