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제품업계가 과즙우유의 당도를 낮추고 과장된 제품명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9일 과즙우유 등 유제품 조사를 거쳐 각 제조사에 개선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과즙우유 당도 과다 등을 지적한 소보원의 권고가 일리있다고 보고 중ㆍ장기적으로 품질보증팀, 기술연구소, 마케팅팀의 협의를 거쳐 기존 제품의 당도를 낮추거나 새 제품 출시 때 낮은 당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빙그레도 그동안 어린이들의 우유 기피와 고당도 선호 추세에 맞춰 제품들을 내놓다 보니 소보원이 지적한 문제점이 나타났다는 점을 인정, 업계의 자정 노력을 기대하면서 자사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빙그레는 특히 설탕을 대신한 아스파탐 등 원재료의 신제품 적용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선한 딸기과즙 팡팡 넣은 우유' 등 소비자들을 현혹할 수 있는 제품명 일부를 수정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기로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소보원이 권고한 대로 '팡팡' 등 수식어를 쓰지 않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재고제품을 모두 소화한 뒤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고당도 제품 등은 소비자 선호 등 '눈높이'를 맞춘 마케팅결과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고, 또 우유 속의 소위 유당과 일반 과당을 합쳐 당도가 높으니까 건강에 무조건 나쁘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매일유업도 앞으로 과즙우유의 우유 함유량을 기존 60-70%에서 80% 이상 늘리는 한편 당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이 회사 한도문 이사는 "어린이들이 우유를 먹지않고 달짝지근한 것들을 찾아서 우유를 적게 넣고 당도를 높여온 게 사실"이라면서 "개선할 수 있는 것은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유 속 진짜 딸기과즙 듬뿍' 등의 과즙우유로 소보원의 지적을 받은 남양유업도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광고 등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제품명을 단시일 안에 바꾸기는 힘들고, 당도 조정 도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될 것이라고 남양유업측은 밝혔다.
이 회사 성장경 상무는 "소보원 지적에 따라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제하면서도 "법정 최소치 보다 과즙을 많게는 10배 더 넣은 것을 두고 '듬뿍' 등 재미있는 수사를 한 것인 만큼 너그럽게 봐줬으면 좋겠다"며 "특히 과도한 규제로 인해 마케팅 활동이 위축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