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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즙우유 '너무 달다'

당분함량 사이다 수준…어린이 비만 부추겨
착향료 사용불구 ‘진짜’ ‘듬뿍’등 표기 소비자 우롱도


천연과즙이 들어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때문에 매출이 늘고 있는 과즙 우유의 당분함량이 탄산음료인 사이다만큼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흰우유와 곡물함유 우유, 과즙함유우유, 맛우유 등 유제품 30종에 대해 당함량과 보존료, 색소, 착향료 함유실태를 조사한 결과, 과즙함유 우유 10종의 평균 당함량은 100㎖당 10.1g으로 탄산음료인 사이다 수준(10.3g/100㎖)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9일 밝혔다.

과일맛 우유 8종은 100㎖당 평균 9.57g의 당분이 들어 있었고 곡물함유 우유 7종은 6.48g, 흰우유 5종은 4.42g이었다.

과즙함유 우유가 대개 300㎖팩에 들어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즙함유 우유 1팩을 마실 경우 32.2g의 당분을 섭취하게 돼 사이다 250㎖ 1캔(당분함량 25.8g)은 물론 콜라 250㎖ 1캔(당분함량 31.5g)보다 많은 당분을 섭취하게 된다.

소보원에 따르면 바람직한 1일 당 섭취량은 27∼30g 또는 체중 1kg 당 1∼10세는 0.3g, 11∼20세는 0.4g, 21세 이상은 0.5g 선이며 세계보건기구(WHO)는 당을 총열량의 10% 미만으로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소보원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어린이.청소년 비만 예방을 위해 소비자들이 본인이나 자녀의 영양상태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영양성분 표시란에 총 당함량 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보원은 또 조사대상 우유에 함유된 과즙이나 곡물은 모두 1차가공을 거친 농축액으로 함유량이 1%이하에 불과하며 색소나 착향료가 사용됐는데도 제조업체는 '진짜', '듬뿍', '신선한', '팡팡'등의 형용사를 써 마치 천연과즙만 사용해 건강에 좋은 것처럼 암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보원은 또 곡물.과즙함유 우유와 맛우유는 원유함유량이 최저 45% 수준이며 원유를 90%이상 함유한 제품은 1종에 불과하지만 우유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가 흰우유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보원은 ▲당함량을 포함한 영양성분표시 의무화 ▲색소와 착향료 사용 표시 ▲가공유의 우유명칭 사용금지 등을 관계부처에 건의하는 한편, 제조업체에 '진짜' '듬뿍'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과대표시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