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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포장에 명화가?

제과업체들 예술작품 패키지 바람

과자 포장에 명작 바람이 불고 있다. 유명작가의 그림이나 시화를 포장에 담은 제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최근 장수 인기 상품인 ‘하비스트 검은깨’의 패키지를 리뉴얼하면서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이 그려진 종전의 패키지를 제품명에 걸맞은 ‘수확’을 주제로 한 그림들로 확대, 모두 9종으로 편성했다.
밀레의 ‘만종’과 ‘건초를 묶는 사람들’, 반고흐의 ‘낮잠’과 ‘라 크로의 수확’, 브뢰겔의 ‘농촌의 결혼식’, 쥘 브르통의 ‘이삭 줍는 여인들에 대한 회상’, 도비니의 ‘추수’, 고갱의 ‘브루타뉴의 수확’ 등으로 세계의 명화를 슈퍼나 할인점 매대에서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이렇듯 포장에 작품을 삽입하는 것은 문화생활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안목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

롯데 관계자는 “과자류가 저관여 상품인 만큼 눈에 띄는 패키지 전략으로 제품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주소비층인 어린이들에게 세계의 명화를 소개할 기회도 제공하기 위해 명화 패키지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의 ‘고소미’도 파스텔톤의 고급스럽고 현대적인 분위기의 패키지 그림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 그림은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고미네 유라 씨의 작품으로 90년대 초 생산을 중단했던 고소미를 2002년 새로 선보이면서 새로워진 맛을 강조하고 감성적인 제품임을 소구하기 위해 디자인에 섬세하고 감성적인 작품을 담은 것이다.

고소미는 주소비층인 10대와 20대의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디자인과 맛으로 제품은 현재 월 1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호응이 좋아 또 다른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크라운제과도 최근 기획 상품으로 출시한 ‘추억하나 산도하나’에 인형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고도현 씨의 작품을 삽입했는데, 이 작품은 어린이들의 즐거운 오후 한때를 표현한 것으로 장수 상품인 산도의 이미지와 걸맞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크라운 역시 이러한 작품포장전략이 호응을 얻고 성수기를 겨냥한 비스킷 제품에 추가로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슈퍼마켓이나 대형 할인점이 주요 유통망으로 부상하면서 소비자들의 쇼핑 트랜드가 여가 및 관람, 휴식의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식품업체들도 제품의 포장 디자인에 예술작품을 이용함으로써 제품의 이미지와 전시효과를 높일 수 있는 문화마케팅이 펼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