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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차기 '농식품 대통령'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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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차기 대통령 후보자가 여야를 합쳐 20여명이나 되고 자격·경력·사생활을 두고 논란이 많다. 차기대통령은 국정 전 분야에 걸쳐 이해력, 경험, 전문성이 있어야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국민을 아우르는 포용력도 갖추어야한다. 


특별히 농업과 식품에 대한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농산업을 발전 시킬 능력이 있는 사람을 기대한다. 그런 후보자를 아직은 보기가 어렵다. 250만 농업인들과 300만 식품업계 종사자들은 농업과 농촌, 식품 산업에 대한 후보자 인식과 정책을 듣고 싶어한다. 


미국. 프랑스등 선진국 지도자들을 농업을 미래 핵심산업으로 생각하는데 우리 대통령의 인식은 어떤 가 궁금하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농산업은 도전을 겪는 동시에 막대한 기회 앞에 서 있다”고 하였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도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에 대응하는 농식품의 글로벌 역할을 강조한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농산업은 나노공학, 우주산업처럼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했다. 선진국의 대통령들은 농산업을 ‘미래의 핵심산업’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안정될 수 있었던 것은 먹거리가 순조롭게 공급된 덕분이다. 식료품 가격이 폭등하지 않았고 수급파동이나 사회 혼란이 없었다. 의료진의 헌신 못지않게 농식품 공급체계가 안정된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경제 대통령, 안보 대통령, 외교 대통령도 필요하나 ‘농식품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7월 7일부터 9일 까지 한국식품과학회가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편의’라는 주제로 대전에서 개최되었다. 국내외 많은 학자와 전문가, 농식품업계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필자는 기조강연을 하면서 농식품의 중요성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강조하였고, 차기에는 ‘농식품 대통령’이 나와야한다고 주장했다. 


‘농식품 대통령’이 나와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농식품은 국민 먹거리를 다루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한다. 국민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대통령 능력이다. 글로벌 이슈는 곡물을 중심으로 하는 먹거리에 집중돼 있고, 우리나라는 세계 5위 곡물 수입국이다. 


해외 곡물시장 동향, 국내 수급상황 등을 잘 파악하고 있고 글로벌 안목을 갖추어야한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당시 ‘한톨의 쌀도 수입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곤혹을 치른 전직 대통령을 기억한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76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수산식품을 합치면 약 100억 달러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식견을 가지고 해외 수출시장을 개척한 덕분이다.


둘째 농식품시장은 매우 광범위하고 관련 종사자가 많다. 농민은 물론 농산물 가공·유통·저장·수출.종자·비료·농약·농기계 등 관련 산업 종사자가 매우 많다. 지난해 농가인구는 231만명이다. 2019년 기준 식품 제조업체가 6만2000개, 종사자는 37만명이다. 외식업체수는 70만개로 종사자는 213만명이다. 전체 국민의 18%인 약 900만명이 농식품 종사자다. 지난해 귀촌 귀농 인구가 35만명이다. 농식품 종사자가 시중 여론을 좌우하고 민심을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셋째 향후 농식품 부문은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나노기술(NT) 등 최첨단 과학과 기술이 주도하게된다. 이미 농산업 현장에 스마트팜이 널리 보급되고 농업 기계화가 깊숙이 진전됐다. 식당에서도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로 주문하고 로봇이 배달한다. 


농식품은 대표적 융복합산업이다. 사람과 산업과 지역이 융합하는 복합산업이며 미래 성장 동력 산업이다. 코로나19는 한국 농식품 산업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왔다. 당장 농민들은 판매부진, 출하애로,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외식업계도 소비감소로 직격탄을 맞았다. 


온라인 구매가 확대되고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체계는 전방위 위기를 겪고 있다. 반면 새로운 변화에 발 빠르게 대비한 사람은 기회를 잡았다. 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전통시장에서 국밥을 말아 먹는 대통령으로는 미래를 대비하기 어렵다. 식품이 먹거리 이상의 소중한 가치를 가진 성장동력산업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농식품 대통령’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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