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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드라마로 보는 식생활의 변화] (7)전원일기-탕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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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편집자 주> 각박한 일상에 지쳐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90년대 드라마가 여러 채널에서 부활하고 있다. 그 중 '전원일기'는 매니아층이 생길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방송된 전원일기는 농촌사회의 이면과 가족애를 섬세하게 그린 작품으로 각광받았다. '양촌리'라는 동네에서 손꼽히는 대가족으로 꼽히는 김회장의 가족을 주축으로 이웃 간의 일상을 이야기 하는 이 드라마는 유독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다. 23년이라는 세월을 담은 이 드라마를 보면 우리의 식생활도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다.

Episode
일용은 고된 농사일에 지쳐 입맛을 잃어버린 처가 걱정이 됐다. 먹고 싶은 음식을 사주겠다는 일용에게 일용의 처는 읍내에서 탕수육을 먹고싶다고 말한다.

두 내외만 탕수육을 먹으러 몰래 읍내에 나갔다는 사실에 서운한 일용엄마는 김회장의 집을 찾아가 자식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한다.

탕수육은 인천 개항 이후 화교들이 인천에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고 식당을 영업하면서 소개된 메뉴다. 산동반도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주로 만들어서 팔던 음식으로 '탕수'는 한자로 당초(糖醋)라고 하는데 새콤달콤한 소스라는 뜻이다.

탕수육은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중국의 아픔이 있는 음식이라는 설이 있다. 육식을 좋아하지만 젓가락 사용이 어려운 영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음식이 탕수육이라는 것. 포크를 사용할 수 있는 튀긴 고기 조각에 설탕과 간장, 식초 등으로 간을 해서 제공했다.

 

탕수육을 맛본 영국인들은 달콤하고 신맛이 나는 고기 튀김에 반했으며, 중국에 상주하는 다른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전해진다.

탕수육을 비롯한 중국음식은 외식문화가 태동할 시기인 196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중국집이 생기면서 서민들에게 친숙해졌다. 지금은 중국집의 요리 중에 저렴한 편이지만 그 시기는 자주 맛보기 힘든 튀긴 돼지고기 요리라는 점에서 탕수육은 가장 인기있는 고급 요리로 인기를 끌었다.

 

탕수육의 판매 초기에는 소스 없이 고기 튀김만을 먹을 수 있는 덴뿌라를 판매하기도 했다. 화교들이 판매하는 탕수육의 소스는 달고 신 맛이 어우러졌지만 다소 밋밋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극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장과 고춧가루를 섞은 소스에 한 번 더 찍어 먹는 방법도 어울렸다. 

토마토 케첩이나 파인애플이 들어간 소스에 곁들이는 탕수육의 형태는 1980년대 이후, 배달 전문 중국집이 늘어나면서 변형됐다고 한다. 원가 절감을 위해 녹말대신 튀김 반죽에 밀가루와 화학팽창제를 넣고, 고기의 질을 감추기 위해 소스에 케첩과 과일 통조림을 넣어 새콤달콤하고 자극적인 맛으로 바꿨다는 것.

 

또, 대부분의 중국집들이 탕수육의 가격을 낮추고 세트 메뉴 내놓자 탕수육은 저가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동시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1990년대는 소비문화가 발달하면서 배달 음식 시장도 함께 성장한 시기였다. 가장 대표적인 배달업소였던 중국집들은 배달 시에 튀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딱딱할 정도로 바삭하게 튀겨냈다. 여기에 튀김과 소스를 따로 포장했는데 소스와 함께 볶았던 음식인 탕수육에 대한 사람들의 취식 형태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탕추 요리는 튀김과 소스를 볶듯이 버무려서 제공하지만 탕수육을 먹는 형태는 소스를 고기에 끼얹어 먹거나 튀김을 바삭함을 유지하기 위해 소스를 찍어먹는 형태로 나뉘게 됐다.

흔히 말하는 '부먹'과 '찍먹'. '부먹'과 '찍먹'이 나뉠만큼 현지화된 중국음식 탕수육. 탕수육은 짜장면과 짬뽕 만큼이나 한국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친근한 음식이다.

 

청나라때부터 조선을 괴롭혔던 중국은 지금도 끊임없이 한국을 조롱하고 있다. 중국의 패배로 탄생한 탕수육이 한국에서 현지화 돼 사랑받는 메뉴가 된 것은 그 때문일까. 세상사는 참으로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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