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사 먹는 음식이 늘 불안하고, 식품업체들은 도대체 믿음이 안 간다고 한다. 업계는 업계대로 양심을 걸고 위생적으로 잘 만들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너무 까다롭고 바라는 게 많아 장사하기가 힘들다고 난리다. 게다가 정부는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정해 식약처를 중심으로 검·경찰, 지자체 공무원까지 동원해 호시탐탐 감시의 눈을 번뜩이고 있어 제조업체 종사자들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
게다가 TV에 출연해 잘못된 정보를 전하는 자칭 음식 전문가 내지는 쇼닥터들과 경쟁기업의 흠집내기식 노이즈마케팅 등으로 인해 잘못된 음식과 관련된 정보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그리 좋을 것이 없는데도 좋은 점을 크게 과장해 대단한 것으로 띄운 천일염, 유기농, 유정란, 올리브오일, 꿀, 각종 보충제(비타민, 클로렐라, 키토산), 은행나무추출물, 프로폴리스, 발효식품 등이 있고, 반대로 그리 나쁠 것이 없는데도 크게 과장돼 마치 나쁜 독처럼 알려진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조미료 글루탐산나트륨(MSG), 우유, 육류, 밀가루, 설탕, 식품첨가물 등이 있다.
많은 소비자들은 비만이나 건강을 잃은 원인을 음식 탓으로 돌린다. 음식을 달게 만든 설탕, 짜게 만든 소금, 감칠맛을 준 조미료, 기름기가 흐르는 패스트푸드 탓이라 한다. 심지어는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주식으로 먹어 오는 밀가루를 독이라 하는 사람도 있다. 편식, 과식, 폭식, 야식, 운동 부족 등 나쁜 습관을 갖고 있으면서 말이다.
또한 ‘천연은 좋고, 인공은 나쁘다, 유기농은 품질도 좋고 안전이 보증된 식품이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못 먹는다?,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위험하다?’ 등등 소비자가 잘못 알고 있는 식품에 대한 오해는 너무도 많고 다양하다.
모든 식품은 좋은 면과 나쁜 면 이렇게 양면을 지니고 있다. 적게 먹으면 영양 부족으로 위험할 수 있고, 몸에 좋다고 해서 많이 먹었다가 독(毒)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원래부터 타고난 정크푸드는 없다. 음식의 나쁜 면만 보고 문제로 삼으면 모든 식품이 나쁜 정크푸드로 전락할 수 있다.
이 책 발간을 계기로 식품산업계 종사자들은 공정하지 못한 노이즈마케팅 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고, 식품 관련 지식과 논리로 무장해 나쁜 것으로 오해받고 있는 선량한 음식들의 누명을 벗기는 데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저자 하상도
현재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에서 학사, 석사학위 취득 후 미국으로 건너가 Texas A&M University에서 식품안전성 전공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그 후 정부출연기관인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부회장, 소비자시민모임 이사, 식품안전협회 부회장, 한국식품안전연구원 감사, 국무총리실 식품안전정책위원회 전문위원, 농촌진흥청 현장명예연구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위생심의위원회 부위원장, 서울특별시 규제개혁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식품안전정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