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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대기업간 ‘빅매치’

대상-CJ, 클로렐라
풀무원-두산, 두부ㆍ콩나물


한 대기업에 의해 거의 독점돼 온 시장에 또 다른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대기업 간의 빅매치가 벌어지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는 ‘클로렐라600’과 ‘클로렐라100’ 제품을 출시하면서 그동안 대상이 거의 독점해온 클로렐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CJ 측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클로렐라 제품은 ‘옥외배양’된 것이고, ‘세포벽 파쇄공법’을 적용해 소화흡수율를 개선했고, 클로렐라600은 600mg으로 정제해서 하루 세번 1회 섭취시 ‘2정’만 먹어도 충분하다고 소개했다.

내용을 잘 살펴보면 대상 클로렐라를 상대적으로 깎아 내리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대상 클로렐라의 경우 옥외배양이 아닌 탱크배양을 하고 있고, 클로렐라 원료를 그대로 가공해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200mg으로 정제해서 한번에 5~10정을 먹어야 한다.

가격도 CJ 클로렐라는 대상에 비해 1만원이 싼 16만원(6개월분 1080정)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대상 측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돈벌이 모방제품’이라고 CJ의 클로렐라 시장 진출을 폄하하면서도 CJ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클로렐라 시장은 작년 800억원대에서 올해는 1000억원대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중 대상이 70%이상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풀무원이 아성을 쌓아온 포장두부와 포장콩나물 시장에는 두산이 도전장을 냈다.

두산은 지난 2월 포장두부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이달 11일에는 ‘아삭아삭 콩나물종가’를 출시하면서 포장콩나물 시장에도 발을 들여놨다.

두산 측은 “포장두부나 콩나물 시장은 수효가 충분하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시장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풀무원 측은 “두산의 진출이 그렇게 위협이 되진 않는다. 어차피 우리가 선점한 시장 아닌가”라며 “두산이 시장에 들어옴으로써 시장 자체의 규모가 커질 수 있고 연구도 활발해질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재래식 두부, 콩나물 시장에서 포장 시장으로의 전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많다”고 밝혔다.

올해 포장두부와 포장콩나물 시장은 각각 1천800억원과 65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중 풀무원은 각각 75%와 54%를 차지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


해설기사

대상-CJ 클로렐라 대격돌 관심 집중
시장 선점ㆍ기술력 대상, 브랜드 파워 CJ 앞서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클로렐라’ 시장이 대기업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대상은 지난 93년 클로렐라 개발생산 연구를 시작으로 96년 클로렐라의 세계 최대 시장인 일본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99년 클로렐라 내수시장 개척에 들어갔고 2001년 이후 지속적 성장세를 이루다가 작년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클로렐라가 인기를 누리면서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클로렐라 제품은 100여종이 넘는다. 하지만 대부분이 클로렐라 수입제품은 대만이나 일본 등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그대로 수입하거나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정제형태로만 가공해 판매되고 있다.

원료를 구할 수 있으면 별다른 제조기술 없이도 생산라인만 갖추면 손쉽게 제조ㆍ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식음료 업계의 모방제품 전략은 클로렐라를 제외하더라도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과거의 전통 식혜음료, 발효유, 이온음료, 자일리톨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클로렐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동안 여러 중소기업이 클로렐라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제는 대기업까지 무분별하게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CJ는 ‘클로렐라600’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600이란 일반적으로 200mg의 정제를 600mg으로 크기 조정한 것을 마치 함량을 높인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 홍보를 하고 있다. 이런 크기 문제는 섭취 시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된다.

클로렐라를 수십년간 판매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여러 가지 시도 끝에 200mg 규격의 제품이 가장 일반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크기다.

클로렐라의 배양방법은 크게 노지에서 배양하는 옥외배양과 무균 순수 발효조를 통해 배양하는 옥내배양이 있다.

클로렐라 연구자들은 클로렐라의 옥외배양은 생육조건이 일정치 않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세포벽을 두껍게 하기 때문에 색이 진해지고 소화흡수율이 떨어지지만 옥내배양은 생육조건이 일정하고 영양소 공급이 우수하므로 세포벽이 얇아 소화흡수율이 높으며 색도 엷은 녹색을 띈다고 설명한다.

또한 옥외배양의 경우는 아무리 청정지역에서 배양한다고 해도 외부의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주변 기후에 따라 원료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일본 역시 기존에는 옥외배양을 했으나 장치와 기술을 개발해 옥내배양으로 전환했다.

지금까지 식품 시장에서 대기업 간의 경쟁이 벌어질 때 선점 기업에 승리가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상대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CJ란 점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대상과 CJ의 클로렐라 대결에서 승리의 여신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