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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 재분류 앞두고 의사․약사 충돌

사전․사후 약품 놓고 치열한 신경전

의약품의 재분류를 앞두고 의사와 약사들 간에 먹는 피임약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인 사후 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고, 사전 피임약도 일반약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약사회는 3일 "사후피임약은 늦어도 72시간 내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데 이 때는 의사가 진찰을 해도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소비자 자신의 판단으로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사후 피임약은 기존처럼 전문약으로 유지하고, 사전 피임약도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산부인과학회는 "사후 피임약은 사전피임약보다 호르몬 농도가 10~15배 높아 부작용 위험이 크다"며 "응급시 전문의에게 제대로 교육을 받고 복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학회는 또 "심야나 주말에는 문을 여는 약국을 찾기 어렵다"며 "사전 피임약 복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사후 피임약이 일반약으로 풀리면 사전 피임을 소홀히 해 낙태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사후피임약이 산부인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에서 처방되거나 여성이 아닌 남성이 대신 처방받는 일이 있다"며 "약국에서도 충분히 복약지도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의 경우 사후 피임약을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구분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지만 18세 미만은 의무적으로 의사 처방전을 요구한다. 또 영국·캐나다·벨기에·프랑스·스페인·호주·스웨덴은 사후 의약품을 처방전 없이 살 수 있지만 일본·독일·이탈리아에서는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7일 전체 3만9000여개 국내 의약품 가운데 사후 피임약인 노레보정 등 6700여개 품목의 재분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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