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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박현출 농진청장

농촌진흥공직자 여러분!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우리나라 농업 R&D의 핵심 중추기관인 농촌진흥청 청장의 중책을 맡게 되어 굉장히 큰 영광이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농촌진흥청은 그동안 50년의 역사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과 오늘의 번영이 있기까지 정말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해방이후 1950,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데 농촌진흥청이 큰 역할을 해 왔고 1970년대의 녹색혁명이 대한민국의 성장에 큰 엔진이 되어주었으며, 오늘날에는 국민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하는 중요한 역할들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성과를 보면, 농촌진흥청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가장 많은 과제를 올린 기관으로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세계 3대 인명사전에 한꺼번에 10명의 과학자가 이름을 올리는 쾌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노고와 성과에 대해 직원여러분과 전임 민승규 청장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 온 성과에만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의 성과에만 안주를 하기에는 우리의 주변 여건들이 너무나도 어렵고, 또한 아주 강력한 도전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FTA는 특정한 예가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로 보편화 되어가고 있고, 21세기 지구촌의 식량문제는 또다시 지구인들을 힘들게 할 수 있는 아주 어려운 여건들을 우리가 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주변국들의 상황을 보면 과학기술의 진보 속도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너무 빠릅니다. 잠시 한눈을 팔면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들이 주변에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 세상의 주도권은 과학기술의 우위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때 농촌진흥공직자들의 임무가 더욱 크고 무겁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른 부처나 농업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 농업과 식품산업이 앞으로 대한민국의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 국민경제에 효자 산업이 될 것이라고 얘기를 많이 합니다. 

지금 우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하고 있고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유래가 없는 무역 1조 달러의 쾌거를 이루었으면서도, 일자리를 놓고 보면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나, 로봇, 컴퓨터가 대신하고 있는 공산품 제조 분야에서 일자리를 만들기에는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농업과 식품 산업은 서비스 산업과 함께 일자리를 만드는데 대단히 유용한 산업입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산업연감표'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약 10억 원의 생산 또는 매출이 발생할 경우 취업유발이 농업・식품  분야가 일반 제조업의 7배 정도의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러한 변화가 시작이 되었고 농업과 식품산업이 국민경제 속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때가 왔고 그렇게 할 자신감과 그렇게 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21세기의 식량문제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봅니다. 2050년경 지구 인구가 약 100억 명 정도로 예상되고 땅에 비료와 농약을 투입한 농법이 1900년대 초처럼 생산성이 높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더 이상 산과 바다를 개간할 수 없고, 화석연료가 고갈되면서 콩이나 옥수수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기름을 만드는 상황을 볼 때, 대단히 어려운 국면들이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변화는 늘 우리와 함께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국민에게 튼튼한 식량의 안보를 책임져야 하고, 일자리나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하는 산업이 농림수산식품 산업이라 한다면 그중에서 핵심인 R&D를 담당하는 농촌진흥청의 공직자들이 더 무거운 사명감과 절박함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청 운영과 관련하여 몇 가지 사항을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청이 모든 일에 우선해서 R&D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전력을 투입해야 합니다.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의욕이 넘치는 사람, 인재가 중요합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책임감과 미래를 위한 비전과 준비를 분명히 했을 때만이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지만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상황이 워낙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러한 넘치는 의욕으로 무장해서 R&D 성과를 높이는데 힘써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높은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시대적인 큰 흐름, 시장의 요구에 맞는 R&D를 했을 때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런 요구들의 우선순위 설정과 함께 선택과 집중을 했을 때 질 높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여러분과 함께 일을 하면서 강조하고 부탁하고 싶은 것은 선의의 경쟁입니다. 사실 경쟁은 피곤한 일이지만 경쟁을 하지 않으면 사람이 금방 나태해집니다. 그러나 부단히 옆에서 자극이 들어오고 내가 나를 일깨울 때 더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당장은 편할 수 있겠지만, 농촌진흥청이 오래도록 대한민국 농업에 핵심 R&D 중추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국내 연구기관, 세계 연구기관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하시는 분들이 가급적이면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담을 둘러싸고 그 안에서 편안히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이런 생각들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조직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셋째, 농림수산식품부 정책과의 적극적인 공조입니다. 예를 들면 농촌진흥청에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할 때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의 품종개발 전문가들이 같이 모여서 어떤 품종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농식품부는 마케팅을 지원하고 청에서는 상품화 대책들을 강구하는 등 정책적 공조가 필요합니다. 

또한 연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서로가 충분히 상의하고 협의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갈등과 반목은 아까운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기에 더 많은 소통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이 농업인과 국민으로부터 칭찬받는 조직으로 발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하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 여러분들이 편안하고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나름의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올 한 해 직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을 온전히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1월 2일

농촌진흥청장 박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