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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수협, 보리굴비 17억 어치 결국 폐기

목포수협이 싱싱한 조기를 사 만든 명품 보리굴비 17억원 상당을 결국 폐기 처분하기로 하는 등 주먹구구식 유통사업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목포수협은 최근 조합원 총회에서 부패해 냄새가 심하게 나 판매를 중지한 보리굴비 17억 3000만원 어치에 대해 폐기 처분 동의를 받았으며 결손 처리 충당금 마련 등 절차를 밟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오동나무 상자에 부패 방지를 위해 보리를 넣어 보관해 최상품으로 치는 보리 굴비는 한때 10마리 한 상자에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등 목포수협의 대표 상품이다.

폐기 처분할 보리굴비는 지난 2003~2004년 수협 위판장에서 산 조기를 2007년에 가공한 것으로 어찌 된 영문인지 유통과정에서 역한 냄새가 나 반품되거나 판매가 안 돼 지난해 말 판매 중지됐다.

이 굴비는 저온 저장 창고에 보관했지만, 상한 냄새가 나고 수분이 빠져나가는 등 최악의 상태로 상품성이 없어 판매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수협은 이 보리굴비 폐기 처분을 위한 결손처리 충당금으로 11억 5000만원을 마련했으며 나머지 5억~6억원을 올해 결산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수협은 그동안 이런 사실을 숨겨오다 최근에서야 조합원들에게 폐기처분 계획을 발표하는가 하면 지난 설명절의 달일굴비 판매량도 저조하는 등 유통 사업이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설을 앞두고 목포수협의 당일굴비 판매량은 평년 설 때 보다 10% 가량 줄었다.

구제역 여파로 다른 지역에서는 굴비 등 수산물 선물 세트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했지만, 목포수협은 고작 530 두름(10마리)이 팔렸다.

대형 유통 업체와 온라인 등을 통한 적극적인 판촉 활동은 하지 않은 채 수협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는 원시적인 판매 형태가 가져온 결과다.

조합원 김모(56)씨는 "싱싱한 국내산 조기로 만든 명품 굴비를 대형 유통 업체와 온라인 등을 통한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하지 않고 수협 매장에서 기다리고 있다"면서 "수십억대 보리 굴비 폐기도 이런 판매 형태가 가져온 대형 사고"라고 주장했다.

목포수협 관계자는 "앞으로는 보리굴비 대신 당일굴비 판매에 치중하겠으며 대형 유통점 진출을 위한 사업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