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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순도 전통식품 명인 동짓달 가족장독대 행사

우리나라 전통음식의 모든 맛의 기본 재료는 장이다.

집안에 따라 또는 지방마다 장 담그는 법이나 장 요리법은 다르며 그 종류만도 수십 종류가 넘는다. 또한 장은 그 집안의 길흉을 점치는 기준이 되기도 해 한 집안의 부녀자들은 장맛에 특별히 신경을 써 왔다.

우리의 전통 재래된장 생산업체 고려전통식품(대표 기순도)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소비자들이 우리 콩으로 담은 맛좋은 장을 사시사철 우리 식탁에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산 좋고 물 좋은 창평 유천리 청정마을에서 청양한 공기와 햇볕으로 자연 숙성시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의 또 하나의 특징은 모두 죽염을 기본 재료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된장, 간장, 고추장은 물론 청국장에서 김부각에 이르기까지 죽염이 빠지지 않는다.

지난 96년 농림부지정 전통식품지원업체로 선정돼 본격적인 제품생산과 시판에 들어 갔지만 , 이전에 이곳은 이미 된장 맛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명가였다.

유서깊은 탐라 고씨 집안 10대 종부로서 대대로 전승돼 오던 장류제조 비법을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기 대표는 지난 36년 동안 이를 가공해 왔는데 워낙 손재주가 빼어났던 터라 전통의 맛을 고스란히 이어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농식품부는 지난 2008년 8월 전남 담양의 기순도(61세) 씨를 35번째‘전통식품명인으로 지정했다.

전통식품명인제도’가 1994년부터 농산물가공산업육성법에 의해 시작된 이래 장류로는 두번째 지정이다.

당시 농식품부는 기 대표의 명인 지정과 관련“기순도 명인은 장흥고씨 집안 양진제 10대 종부로‘진장(陳醬)’제조 기법을 36년 동안 발전시켜 왔다. 전통 기법을 지키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산업화하기 위해 ‘고려전통식품을 설립, 제품을 생산·판매함으로써 전통장류 명맥을 유지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명인 지정 이유를 밝혔다.

기 대표의 진장은 5년간 끊임없이 장의 상태, 기후변화 등을 감지해 만들어져 깊고 진한 맛을 낸다. 때문에 약용이나 보양 음식에 귀하게 쓰이는 전통 간장으로 알려져 있다.

‘기순도 된장 간장’의 이름은 이제 백화점 진열장에서 명품으로 대접을 받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된장·간장·고추장·청국장·쌀조청 등 제품도 다양해졌다.

여기에 더해 고려전통식품은 기 대표의 손맛을 바탕으로 표고버섯 된장, 더덕 고추장에 쑥과 냉이를 넣은 즉석 된장국 등 계속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마다 설날이 지나고 일주일 정도쯤이면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는 기순도 메주 바자회가 연례행사로 열리고 있는데 이때 소모되는 콩은 대략 300가마니 정도라고 한다.

기 대표는 좋은 식품을 나누어 먹기 위해 동짓달에 ‘가족장독대’도 만들어 주고 있다.
가족장독대는 된장과 간장을 주문 생산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 가족장독대는 가족단위로 된장·간장 담그기 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기도 한다.

장이 익는 것은 신의 조화라는 말이 있듯이 장맛은 콩·소금·물 등 기본적인 재료 외에 햇빛과 공기, 그리고 미생물 등 자연의 힘이 작용하여 결정된다.

기 대표는 그 중에서도 물의 영향력을 특히 강조하며“우리 된장과 간장, 그리고 고추장 같은 것이 맛좋은 것은 무엇보다도 물 때문인 것 같다"면서 "우리 집 물은 150m 암반수를 끌어올려 쓰고 있는데 된장이나 간장을 사러 오는 분들보다도 물을 가지러 오는 분들이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순도 된장 간장’의 특별한 맛은 그 무엇보다도 보시(布施)하는 마음으로 담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기 대표는 "아무리 첨단기술이 발달한 세상이라지만 장 만드는 일은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한다"며 "일상생활에서 건강을 유지해 온 조상들의 지혜를 계승하고 사라져 가는 전통 맛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