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고추장에 매운 맛을 표시하는 표준등급이 도입된다.
1일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식품연구원(한식연)에 따르면 정부와 식품업계는 최근 고추장의 매운맛을 5단계로 구분해 표기하는 표준등급안(案)에 합의했다.
이 안은 'GHU(Gochujang Hot taste Unit)'를 표준단위로 하고, 덜 매운 맛부터 순서대로 '1단계 순한 맛(GHU 30 미만)-2단계 덜 매운 맛(GHU 30∼45 미만)-3단계 보통 매운 맛(GHU 45∼75 미만)-4단계 매운 맛(GHU 75∼100 미만)-5단계 매우 매운 맛(GHU 100 이상)'으로 표시하기로 했다.
영문 표기는 매운 순서대로 각각 'Mild hot-Slight hot-Medium hot-Very hot-Extreme hot'으로 정했다.
한식연 관계자는 "영문 표기는 논란이 많았으나 문법적 원칙을 따르기보다 실제 영어권에서 관용적으로 쓰이는 표기법과 소비자의 이해도, 마케팅 차원에서의 운율감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표기에는 글자와 숫자 외에 도상(圖像.아이콘)도 함께 쓰여 눈금이 새겨진 온도계 모양의 그림이 매운 정도를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CJ제일제당과 대상식품 등 9개 관련업체가 모두 이 방안에 동의했다"며 "이달 중 소비자 의견 조사를 거쳐 이달 말 표기안을 정식으로 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추장 업체는 자율적으로 이 표준등급안을 사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고추장의 매운 정도가 표준화.규격화돼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이 쉬워지고 해외 수출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다른 회사가 생산한 고추장이라도 같은 등급의 고추장 제품은 매운 정도가 똑같아 자신의 입맛에 맞는 등급만 기억해두면 어느 회사 것을 사든 같은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역시 5등급으로 구분돼 있는 '김치'의 매운 맛 표기법도 고추장 매운 맛 표기법으로 통일해 소비자들이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고춧가루도 매운 맛 등급지표를 개발해 맛의 표준화에 나설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통음식의 맛 표준화는 이를 산업화하고 해외에 수출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한식 세계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