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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 값 폭락 `후폭풍'

전남 나주지역 배 재배농가들이 지난해 산지 배값 폭락의 후폭풍을 거세게 맞고 있다.

16일 나주배농협 등에 따르면 생산비에도 못 미칠 정도의 배값 폭락으로 상당수 농가가 농협 등의 영농자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

나주배조합에는 160여농가가 10억여원의 자재대금을 못 갚고 있고 배 주산지 농협인 금천농협에서도 100여농가가 5억여원을 연체하고 있다.

이들 농가는 12-13%의 연체이자를 물어야 하는 데다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바람에 사실상 파산위기에 놓여 있다.

봉황, 왕곡 등 다른 농협 조합원도 사정이 비슷하고 일반 농자재상에도 외상거래가 적지 않다.

배 농협 측은 전체 수확량의 10-20%의 배가 팔리지 않은 채 농가에 저장돼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참외, 딸기, 수박 등 철 이른 과일이 대량 출하되면서 배 농가는 수요 급감에다 가격 하락이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더욱이 웃거름 주기, 병충해 방제, 가지치기 등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영농자금 마련이 절실하지만 사실상 손을 놓아야 할 형편이다.

전국 배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나주지역은 지난해 과잉생산에다 이른 추석에 따른 소비감소 등으로 산지 평균 가격이 15㎏ 한 상자당 1만5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예년의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농민들은 "정부와 행정기관이 긴급 무이자 영농자금 지원과 채무 유예 등 구제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주배농협 관계자는 "농가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아는 만큼 법적인 조치는 최대한 자제할 계획이지만 묘안이 없어 고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