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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94%, 식파라치 경험"

경기도, 국내 51개 업체 대상 조사결과
보상합의 조건 취직.주식 요구 등 백태



소비자의 주권의식이 높아지면서 상습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악덕 소비자)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관계 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소비자정보센터에서 지난해 12월 1일부터 한달 간 식품업체를 중심으로 ‘악덕소비자(Black Consumer)에 대한 사업체의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조사에 응답한 총 51개 업체 중 48개 업체(94.1%)가 “블랙컨슈머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42개 업체(82.4%)는 “블랙컨슈머 수가 예전에 비해 늘었다”고 응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한달 평균 블랙컨슈머의 접수건수가 5회 미만이라고 답한 업체가 33곳인데 비해, 6회 이상 15회 미만이라고 답한 업체는 15곳으로 나타났으며, 16회 이상이라고 답한 업체도 3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랙컨슈머의 부당한 요구 행태로는 ‘근거없는 피해보상 요구’가 43.1%로 가장 많았으며, ‘보상기준을 넘는 피해보상 요구(23.5%)’와 ‘간접적 피해보상 요구(15.7%)’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상담원의 감정을 자극한 후 사과 및 보상’을 요구받은 업체와 ‘무조건 책임자 또는 상위 직급자를 바꾸라는 요구’를 받은 업체도 각각 7.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블랙컨슈머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과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보상조건으로 컴퓨터를 사달라거나 취직을 시켜달라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주식 1만주를 내놓으라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블랙컨슈머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소비자의 권리의식 향상과 더불어 식품에 대한 소비자 보상규정이 미흡한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경기도청 경제정책과 소비자지원담당 관계자는 “현재 식품관련 피해보상 규정은 ‘환불 및 교환’으로 돼 있으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먹는 것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정신적 피해보상 등 더 많은 보상을 업체 측에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보상규정 미비로 인해 ‘선의의 블랙컨슈머’가 양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보상규정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블랙컨슈머의 문제에 대해 소비자와 사업자, 소비자 기관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의 개정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