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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전남도, 사업 놓고 '신경전'

전남 해남군 산이면 영산강 간척지에 농어업회사를 조성하는 계획을 놓고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남도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곳에 대규모 농어업회사를 세워 농수산물 수출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지만 이곳을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J프로젝트) 사업지구로 지정한 전남도는 인근의 다른 곳에 농식품부 계획과 비슷한 내용의 '글로벌 농식품 물류기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농식품부에 사업부지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5월 전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한 '글로벌 농.식품 물류기지 조성사업에 대한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수립' 용역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화.개방화 추세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규모화된 농업경영체를 육성하기 위해 영산강 간척지 일대에 1.2.3차 산업을 결합한 대규모 농어업 회사를 세워 고품질 농산물의 수출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영산강 간척지 일대가 농지임대 등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민원이 적고 목포 신외항이 인근에 있어 중국.일본으로의 수출여건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남도의 이같은 사업내용은 농식품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영산강 간척지 대규모 농어업회사 사업자 공모'와 비슷하다.

농식품부는 이곳을 농수산식품 수출단지로 조성하거나 대형 유리온실 농업단지로 만들어 국가나 민간이 유리온실을 건설해 농가에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농식품부의 농어업회사 부지는 영산강 간척지 산이 2-1공구 중 7.13㎢로 전남도의 J프로젝트 사업 예정지구 중 하나인 송천지구(15.5㎢)에 포함돼 있어 전남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전남도가 '글로벌 농.식품 물류기지' 개발계획 내용을 농식품부 사업과 비슷하게 했으면서도 사업부지를 산이 2-1공구가 아닌 인근 마산지구 등 다른 간척지로 검토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남도는 용역결과를 활용해 농어업회사 사업자 신청접수를 앞두고 있는 농식품부와 부지변경에 대한 이견조율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사업자 공모까지 끝낸 농식품부가 정책을 변경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전남도 관계자는 "다른 땅이 많이 있는데도 외국자본의 투자유치가 약속된 곳에 굳이 농어업회사를 만든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며 "물류기지를 가장 적절한 곳에 세워 이를 바탕으로 전남농업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