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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에 맞춘 음식 “보약이 따로 없네”

더위로 지치기 쉬운 여름철이면 입맛도 잃기 쉬워 사람들은 흔히 삼계탕·추어탕 등 특별한 음식을 찾게 된다.

삼복 더위가 닥치면 ‘이열치열’이라며 더울수록 뜨거운 음식을 찾는가 하면 냉면·콩국수 등으로 더위를 쫓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개개인의 체질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보양식은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시원한 음료수나 찬 음식을 먹었을 때 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름철이라도 찬 음식을 먹게 되면 소화가 안 되고 설사하기 쉬워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속이 편안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속에서 건강도 지키고 더위도 이기는 여름철 보양식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체질따라 즐기는 보양식>

열많은 소양인 찬성질 ‘전복’이 딱
고혈압·비만인은 추어탕이 제격


연일 30도가 웃도는 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은 생지옥이 따로없다. 푹푹찌는 불볕더위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 내몸에 맞는 보양식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담은한의원그룹의 김춘환 원장이 소개하는 체질별 보양식을 알아본다.

◇ 소양인

소양인은 비위(脾胃)가 좋은 반면 신장과 방광이 약한 체질이다. 소양인은 원래 열이 많은 체질인 소양인에게는 여름의 무더위야 말로 천적이다.

무더위와 한판승부를 앞두고 있는 소양인에게는 전복죽은 그야말로 딱이다. 전복의 찬성질이 소양인이 열을 식히기 때문.

전복은 저지방 고단백(단백질 함량 13~15%) 식품으로 원기회복에 탁월한 바다 건강 식품이다. 또한, 비타민과 칼슘, 인 등의 미네랄 또한 풍부해 예로부터 산후조리나 허약체질 개선에 좋다고 알려져 왔다.

전복을 먹으면 병회복에 좋다는 말이나 정력에 좋다는 말은 전복 내에 포함된 영양적 가치에서 찾을 수 있는데, 전복에는 아르기닌(arginine) 이라는 아미노산이 1100mg으로 타 식품보다 월등히 많고, 아르기닌 성분은 성력발현에 깊이 관계한다고 알려져 있다.

◇ 소음인

소음인은 신대(腎大) 비소(脾小)하여 소화기관이 약한데 특히 여름에는 소화기 질환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소음인은 체질적으로 열이 부족하여 여름에도 따뜻한 음식을 통해 보양을 하는 것이 좋다. 이열치열에 해당하는 체질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소음인들에게는 여름 보양식의 대표주자인 삼계탕이 딱이다. 닭고기는 육질을 구성하는 섬유가 가늘고 연하며 지방질이 근육 속에 섞여 있지 않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소화흡수가 잘 된다.

메치오닌을 비롯한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새살을 돋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날개 부위에는 뮤신 성분이 있어 성장을 촉진하고 성기능과 운동 기능을 증진시키며 단백질의 흡수력을 높여 준다.

삼계탕은 특히 다른 육류 음식과는 달리 닭 한 마리를 한 사람이 모두 먹기 때문에 신체 발달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고루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닭과 같이 들어가는 인삼·황기· 대추 등의 약재는 모두 소음인에 해당하는 약재로 부족한 기운을 보충하는데 안성맞춤이다.

◇ 태음인

태음인은 대게 체격이 건장하고, 비만 성향이 강한데 일반적으로 땀을 많이 내게 되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이 나는 특징을 보인다.

태음인에게는 추어탕과 같은 미꾸라지를 이용한 보양식이 여름의 불볕더위를 이길 힘을 준다.

미꾸라지의 미끈미끈한 점액물(뮤신)에는 몸에 좋은 콘드로이친 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노화현상을 막는 예방식품으로 각광받는 이유이다.

미꾸라지는 양질의 단백질이 주성분이고, 다른 동물성 식품에서는 보기 드문 비타민 A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피부를 튼튼하게 보호하고, 세균의 저항력을 높여 주며 호흡기도의 점막을 튼튼하게 해준다.

또한,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질인 칼슘도 다량 함유되어 있어 미꾸라지는 장수식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그 외 소량의 지방·철분·회분·비타민 B2·BD 및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고혈압·동맥경화·비만증 환자에게 좋다.

◇ 태양인

태양인은 체질적으로 간대폐소하여 담백한 음식이나 간을 보하는 음식이 좋다. 태양인 체질에는 버섯전골만한 보양식이 없다.

칼로리가 전혀 없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애용되고 있는 버섯은 수분 90% 당질 5.1% 단백질 2% 지질 0.3%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타민 A를 제외한 대부분의 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고, 철분과 비타민 B₂의 작용으로 조혈작용(혈액을 만드는 작용)을 촉진하고 혈액의 흐름을 도와준다.

또한 비타민 D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뼈를 튼튼하게 한다.

버섯 특유의 감칠맛은 구아닐산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것은 혈액의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주는 작용을 한다.


<장재권 교수가 제안하는 채식보양식>


더위로 소화가 안될땐 ‘콩죽’ 권장
향균·해독작용 부추, 식중독 막아



전통적인 보양식인 고기 음식은 고단백·고지방·고칼로리로 자칫 ‘비만식’이 될 수 있다.

청강문화산업대학 식품과학과 장재권 교수는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는 속을 따뜻하게 해주면서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블랙푸드 등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원기를 돋우고 피를 맑게 하는 채소가 몸을 개운하고 가볍게 만드는 채소라는 것. 장 교수가 제안하는 여름철 채식 보양식을 알아보자.

◇밭에서 나는 고기 ‘콩’ = 콩은 단백질이 많아 기운을 보충해 주고 수분도 많아 갈증 해소를 돕는다. 대두는 오장을 보호해 주고 경락의 순환을 도우며 장과 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어 특히 여름철에 좋다.

더위가 기승을 부려 소화기능이 약해질 때는 콩과 쌀을 불려 갈아 만든 콩죽이 좋다. 두부를 만들어 먹으면 소화율이 95%로 높아지고 두부로 만드는 과정에서 칼슘 함유량도 높아진다.

◇블랙푸드 대표주자 ‘검은 깨’ = 중국에서는 검은 깨를 불로장생 식품으로 꼽는다. 신라의 화랑들이 수련 중에 먹었던 7가지 곡물 영양식 중 하나도 검은 깨다.

블랙푸드가 건강식으로 꼽히는 이유는 수용성 색소인 ‘안토시아닌’ 때문. 노화의 원인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항암, 심장질환에 효과가 있다.

특히 검은 깨는 레시틴·칼슘·인 등이 풍부해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돕는다.

또 소화효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위장활동을 원활하게 해주고 간장과 신장을 보해줘 무기력증을 막아준다.

검은깨는 특성상 다른 음식과 함께 먹어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잘 볶아 곱게 빻아 놓고 수시로 우유나 두유에 타 먹거나 쌀가루를 이용해 죽을 쑤어 먹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식중독 잦은 여름철엔 ‘부추’ = 부추는 몸을 보하고 열을 내 정력을 돋워준다. 파에 비해 비타민 A·단백질·회분이 많아 몸이 허할 때 먹으면 좋다.

또 예부터 간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만성요통을 개선하고, 감기나 설사·빈혈의 치료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왔다.

특히 특유의 향미로 알릴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어 생선이나 육류의 냄새를 제거하며, 소화의 기능을 도울 뿐 아니라 항균작용을 가지고 있어 식중독이 잦은 여름철에는 특히 권할 만한 채소다.

부추는 이 같은 보온 작용으로 비위가 약하거나 허약한 사람에게 특히 효과가 커서 우리 조상들은 병후의 환자에게 부추죽을 쑤어 주어 회복을 돕고 식욕도 돋워주기도 했다.

◇성인병에 좋은 ‘보리’ = 한의학에서 보리는 오장, 특히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부종을 빼 준다고 설명한다.

보리의 수용성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줘 심장 질환과 고혈압, 당뇨병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농약이 필요 없는 엄동설한에 얼어붙은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파릇하게 자라나는 보리는 거의 완벽한 무공해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버섯의 귀족 ‘송이’ = 소나무 뿌리에서 자라는 송이는 지표 온도와 일교차, 습도 등 자생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인공재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섯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에 효과가 있다.

또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의 맛과 향을 상승시켜 주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살짝 데쳐 기름소금에 찍어 먹는 송이회, 담백한 맛이 일품인 송이전골이나 돌솥밥으로 즐기는 게 일반적이다.

이중 돌솥밥은 송이의 맛과 향·영양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