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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매출 20%가 의사.약사 리베이트"

우리나라의 복제약값이 오리지널약 대비 8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미국보다 4배,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2배 비싸 보험재정을 압박하고 제약업계의 낙후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국내 제약사 매출액의 약 20% 가량은 의료기관과 의사, 약사를 위한 리베이트로 추정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윤희숙 부연구위원은 22일 `보험약가제도 개선을 통한 건강보험 지출효율화'라는 논문에서 우리나라의 보험약가 제도는 가격인하 요인을 억제하면서 복제약의 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윤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복제약 가격은 오리지널 약 대비 82.05%로 복제약 가격이 오리지널 약 가격의 평균 16%인 미국이나 평균 40% 미만인 대부분의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이 높은 복제약 가격은 보험자가 개별의료기관에 실제거래가 이뤄진 가격으로 비용을 상환하는 `개별 실거래가 상환제'와 복제약이 출시되는 시점에 따라 보험사가 복제약들의 가격을 계단식으로 할당하는 `출시 시점별 계단형 가격구조'를 통해 가격경쟁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면서 유지되고 있다고 윤 부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이 전체 보험지출의 30%를 약제비에 낭비하는 보험약가제도로 국민건강보험재정이 지난해 2847억원의 당기적자를 기록,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서 보험지출 중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안된다.

윤 부연구위원은 높은 가격의 복제약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제약기업은 별 다른 노력없이 매출액 대비 평균영업이익률을 14.9%나 달성, 상장사 중 비제약사의 3.2%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영세성과 후진성을 극복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가격경쟁이 차단됨에 따라 음성적인 비가격경쟁이 이뤄져 현재 국내 제약사 매출액의 약 20%가 의료기관과 의사, 약사를 위한 리베이트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보험재정의 효율화와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약가인하를 통해 거품을 걷어내고 가격경쟁 원리가 작동하도록 보험약가제도를 재편하고 관련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같은 성분의 복제약 가격을 하향평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가격입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