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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백신' 시장 경쟁 점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인플루엔자 대유행(판데믹) 예방백신'의 비축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국내외 백신 업체들간에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사전 판데믹 백신 4만명분을 올해말까지 비축한다는 계획을 세운 가운데 이미 백신을 개발한 다국적 제약사들과 국내에서 자체 개발 중인 녹십자가 정부의 판데믹 백신 비축 물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판데믹 사전 백신이란 특정 바이러스 형태의 인플루엔자가 갑작스럽게 전세계적으로 대거 발생하는 상황을 대비해 개발해 놓은 백신을 말한다. 지금 국내에 확산 중인 H5N1형 AI바이러스가 대유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AI 관계장관회의'에서 AI 관련 업체로 거론된 녹십자는 2010년 출시를 목표로 판데믹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십자는 최근 개최한 기업설명회(IR)에서 영국 NIBSC로부터 AI 바이러스 균주를 확보해 소규모 생산 공정을 확립했으며 6월에 판데믹 사전 백신에 대한 동물실험에 돌입, 내년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당장 올해 사전 판데믹 백신이 비축될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의 비축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사전 판데믹 백신을 개발한 제약회사는 프랑스계 사노피파스퇴르와 미국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두 곳이다.

외국계 기업들은 자사 백신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보건당국과 접촉하는 등 비축 물량 선점 차원에서 사전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또 전문가와 언론을 대상으로 사전 판데믹 백신 비축 필요성에 대한 홍보도 확대하고 있다.

GSK는 자체 개발한 사전 판데믹 백신이 아시아인에서 H5N1에 대한 면역력을 나타내는 임상시험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사전 판데믹 백신 납품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각국의 비축 물량이 적게는 수십만명분에서 많게는 수백만명분에 이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와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는 전국민이 모두 맞을 수 있는 분량의 사전 판데믹 백신을 비축했으며 미국은 590만명, 영국 350만명, 프랑스 140만명, 덴마크는 460만명 분량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호주는 500만명 분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일본은 자체 백신 개발을 거의 완료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전남 화순에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기반시설을 구축하면 이미 확보된 AI 균주를 이용해 사전 판데믹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