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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잘하고 있어요

영국에서 외무대신까지 지낸 “조지 커튼”이라는 사람이 33살 때인 110년 전에 우리나라에 와서 여행을 하고 견문록을 책으로 남겼다고 한다. 그 책을 보면 그가 왕을 만나기 전에 외무 대신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대목이 나온다.
 
외무대신: 몇 살이오?
 
커튼: 마흔입니다 (사실 33살인데 마흔이라고했다함)

외무대신: 원, 저런!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군. 봉급이 얼마요? 관직이 좋은 점은 봉급을 받기 때문이지만 (사실은) 부수입이 더 큰 법이라 댁도 부수입이 더 크겠지요?.
 
커튼: ???……
 
110년 전에 우리나라 고위 관리의 의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관찰 기록인데 지금쯤 이러한 의식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멋진 검정모자를 쓰고 선량하면서 졸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던 외무대신은 관직의 좋은 점이 부수입이 많은 것이라고 했다는데 믿기어려운 말이지만 그랬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제 막 끝난 총선에서 후보자들에게 국회의원이 되려는 이유를 물어 보면 뭐라고들 대답할까. “국회의원이 좋은 점은 (금전적이든, 또는 다른 특권이든) 부수입이 많기 때문이지!”라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자기만이 갖고 있는 나라를 위한 꿈이 있기 때문에 선거에 나서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조금 유명해지면 자기의 특기가 무엇이든 출세의 증표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면 정말 되어야 할 사람을 뽑지 못하는 셈이되니 “국민 권리 행사 방해죄”라도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 때 외무대신은 또 ‘조지 커튼’이 왕의 가까운 친척이 아니냐고 물어봤다는데 그가 40 살 이라고 나이를 올려서 말했음에도 젊은 나이라고 보고
 
그나이에 그정도로 출세 했으니 당연히 왕의 친척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요즈음 8~90의 삶을 사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100년도 그리 긴 세월은 아니지 않은가?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사람들을 보면 40도 안된 젊은 분들도 많고 각 분야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젊은 사람들도 많은 것을 보면서 엄청난 변화를 느끼게 된다. 특히 현직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을 물리치고 승리한 사람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이제는 권력의 최정상과 가까운 사람이면 무사히 권력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와는 이제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
 
이번 총선을 보면서 이렇게 투표가 평온하고 질서 있게 진행되고 빠른 시간 안에 투,개표가 끝났다는 사실, 선거가 끝난 뒤에 선거의 공정성에 대해 불복하는 시비가 없다는 사실에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정 선거가 판을 치던 시대가 그리 옛날이아니고, 세계 여러 곳에서는 아직도 부정 선거와 관권 선거의 오점이 얼룩져 있는 나라가 많다.
 
문제는 국민들이 앞으로 이들 고위 정치인들이 진실로 나라를 위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감시와 압력을 가하면서 동시에 계속 격려하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국회의원 한 번 하고나면 (부수입도 없고) 너무 개인적 희생이 많아서 “아이구- 더 이상 못하겠다”라는 사람이 가끔은 나와야 한다.
 
앞에 말한 외무 대신이 생각했던 대로 하는 일보다 “부수입”이 많다면 스스로 그만두기가 어렵다.
 
그래서 러시아의 “고르바체프”가 한 말이 있다.
 
“모든 정치적인 경력은 실패로 끝난다.”
 
결국 낙선하거나 당선될 가능성이 없을 때야 정치를 그만둔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은 정치적 경력이 성공으로 끝나는 많은 예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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