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푸드TV] 아스팔트 위 한우농가 외침 "농협 농가 눈물 외면, 정부는 무대책"

한우농가 1만 2000여명 서울 국회서 12년 만에 ‘한우 반납 집회’
사료값 인하.한우 암소 2만 마리 시장 격리.한우법 제정 등 촉구
"윤석열 대통령 한우 직접 길러보길 바라는 마음에 소 끌고 와"
야당 의원들 대거 참석...22대 국회서 한우법 최우선 통과 약속

[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 기자] 산지가격 하락과 사료값 상승 등으로 경영난을 호소해온 전국 한우농가들이 상경투쟁에 나섰다. 


전국한우협회(회장 민경천)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우산업 안정화 촉구 한우 반납' 집회를 열었다. 전국 1만 2000여명이 참여한 이번 집회는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집회에서 농민들은 소를 끌고 와 정부에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사료값 즉시 인하와 한우 암소 2만 마리 시장 격리, 긴급 경영 안정 자금 지원, 최저생산비 보장대책, 2025년 한우 예산 확대, 산지가격-소비자가격 연동제, 수입축산물 무역장벽 마련 등을 요구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무산된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안'(한우법) 제정도 촉구했다.


한우산업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생산비는 폭등하고 소비여력이 약화돼 적체된 한우로 도매가격이 하락해 소 한 마리 출하마다 200만원 이상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벌써 4차례 소값파동이 일었는데, 2000년 29만명이었던 한우농가는 2012년 14만명으로, 2024년 5월 기준 8만명으로 한우파동이 있을 때마다 한우농가는 반토막났다.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으로 무산된 '한우산업 지원법'...성난 농심


한우농가는 마땅한 농가 보호장치 없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한우산업을 보다 명확하게 법률로서 산업의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장치인 한우법 제정을 염원해 왔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법제정이 무산되면서 한우농가 민심이 폭발했다.


한우법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5년마다 한우산업육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시행 ▲적정 사육마릿수의 규모 관리 등 수급정책을 심의하는 한우산업발전협의회 설치 ▲경영위기에 처한 한우농가에 경영개선자금 지원 ▲탄소저감 촉진을 위해 경축순환농업으로 전환하는 지원방안 등을 담고 있다.


한우농가는 세계 유일무이한 유전자원 한우를 지키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담긴 ‘한우법 제정’으로 한우산업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집회에서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은 "한우농가의 생존권을 지키고 후손에게 안정된 한우산업을 물려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절박한 호소가 반영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한우를 직접 길러보기를 바라는 마음에 소를 끌고 아스팔트로 나가기로 했다"며 "경찰이 한우 반납 차량 진입을 통제한다고 알려왔지만, 한우 농가의 외침이 더 크게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한우 반납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어기구 위원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 서삼석 의원, 신정훈 의원, 윤준병 의원, 이원택 의원, 임호선 의원, 진성준 의원,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 서천호 의원, 성일종 의원 등이 참석해 성난 농심을 달랬다.


야당은 22대 국회에서 한우법을 최우선으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한우농가에 힘을 보탰다.


이원택 의원은 "지금 이 (한우법)법안이 통과됐으면 정부가 법안에 따라 각종 계획과 시책을 마련해서 한우농가와 소통을 해가면서 한우농가 경영안정과 생존 안전을 위해서 노력할텐데 그게 거부됐다"며 "민주당 많은 국회의원들이 다시 한우법을 발의하고 있다. 다시 한번 윤석열 정부에 촉구한다. 적어도 한우법은 민생 문제, 한우 농가의 생존권 문제"라고 말했다.


신정훈 의원 역시 "쌀값만 살려도 지방의 절반은 살려낼 수 있고, 소값을 살리면 농촌의 절반은 살려낼 수 있다"며 "지방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려고 하면 양곡관리법, 한우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호선 의원은 "소 한 마리 팔 때마다 250만원씩 손해가 나는데, 10마리 팔면 2500만원이 손해가 난다. 이걸 정부는 무책임하게 방관하고 있다"며 "국회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농민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투쟁하겠다"고 했다.


진성준 의원은 "민주당은 이번 22대 국회에서 한우법을 포함해서 농안법, 양곡법, 농업회의소법 등 농업 4대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서 처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료값 등 생산비는 계속 오르는데...통계청 “한우 한 마리당 142만원 손실”

 

한편, 한우 도매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사료비 등 생산비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통계청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우비육우 및 번식우 모둔 순수익이 지속적자로,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우 비육우의 마리당 순손실은 142만 6000원으로 한우값 하락과 사료값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전년 보다 73만 7000원이 늘었다. 배합사료 가격은 kg당 2020년 479원에서 2023년 670원으로 40%나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협중앙회는 5월 16일 도축분부터 도축(해체)수수료를 일괄 2만원 인상했다.


이에 대해 한우협회는 "농협 경제사업 특성상 농협 조직 사업의 수익이 높아질수록 농가의 소득은 감소하나, 농가와의 상생보다 농협조직 수익구조 개선과 수익증대만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