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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통해 경제를 읽는다

커피는 전 세계에서 석유 다음으로 많이 거래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라고도 한다.

카페인의 중독성이라든지 프림이나 설탕이 주는 악영향이 이슈가 되기도 하지만, 커피는 그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인류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으며 가장 인기있는 기호품으로서의 위치를 고수해왔다.

몇해 전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이들의 허영심을 비꼬는 '된장녀'라는 말이 유행했고 스타벅스나 커피빈에 '별다방', '콩다방'이라는 별명에 붙는가 하면, 최근 '커피프린스1호점'이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며 커피는 트렌디한 기호품의 대명사가 됐다.

특히 스타벅스 이후 카페의 개념은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경험과 문화를 파는 공간으로 변화했고, 삼청동이나 신사동에는 유럽풍의 카페가 줄지어 들어서며 애호가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만 1조를 훌쩍 뛰어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커피는 이미 하나의 산업권을 이룬다. 예전처럼 '뜨거운 커피'로만 분류되지 않고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라떼, 프라푸치노 등 종류만도 수십에 달하는데다 같은 아메리카노라도 어떤 재료를 쓰고 누가 가공하며 어디서 마시느냐에 따라 수 많은 경우의 수를 만들어낸다.

커피에 대한 소개로 시작하는 이 책은 커피의 가격결정 메커니즘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세계 커피시장을 쥐고있는 글로벌 기업과 카페문화를 소개하며 현재 카페체인의 최강자 스타벅스를 따로 조명한다.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추격자들을 소개하는 한편 커피가 만드는 다양한 가치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이 커피를 단순 기호품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하나의 경제를 이루는 산업으로 바라본다. 커피 가격이 왜 다른가, 커피를 다루는 회사들은 어느 회사들이 있는가, 우리나라의 커피시장은 어떤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바라본다.

커피를 마시기만 할 뿐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얼마나 치열한 경제전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도의 경쟁전략들이 사용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커피 이외의 용도로도 사용되는 커피열매가 만들어내는 부가가치와 노동착취와 불공정 무역에 시달리는 후진국의 커피업자들을 조명한 점은 새롭다.

딱딱한 숫자만들로만 커피를 말하기보다 커피가 만들어내는 여러 이야기거리를 소개하며 내용의 재미를 더한다. 바흐의 '커피 칸타타'나 발자크나 볼테르와 같은 커피 매니아들의 일화나 스타벅스의 글로벌 커피제국에 맞서는 커피빈, 카리부 등의 추격자들과 소규모 카페들의 움직임 등을 소개하며 책에 다양성을 불어넣는다.

커피는 생각보다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재화다. 전 세계 수십억의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고 있으며 그 거대한 시장을 쟁탈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 역시 치열하게 전개된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던 커피시장과 산업이 있었기에 우리가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책은 우리가 잘 모르고 먹는 커피의 진면목을 충실히 알려준다.

출판사 지훈 펴냄 / 김민주 지음 / 291쪽 /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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