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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교수의 건강코디

‘바다의 꽃’이라고 불리는 멍게. 붉은색과 주황. 노란색이 꽃보다 아름답고 화사하다. 바위 끝에 지탱해온 가늘지만 강인한 뿌리, 도깨비 방망이 같기도 하고 이름 모를 탐스런 열매 같기도 한 볼수록 재미있게 생긴 멍게.

사실, 멍게가 표준말로 명명된 것은 불과 몇 년 전 한글표기법 개정 이후부터다. 그전에는 우렁쉥이라고도 불렸다.

원래 사투리 취급을 당했던 멍게가 우렁쉥이보다 워낙 널리 쓰이는 바람에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아 격이 높아진 것이다.

일본에서는 램프의 유리통에서 이름을 따 ‘호야’라고 부른다. 멍게의 영어 이름은 ‘바다 물총(sea squirt)’인데, 멍게는 물에서 꺼내자마자 몸집이 불어나며 뿔끝에서 물을 ‘찍’ 쏘는 이유에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걸지도 모르겠다.

자웅동체인 멍게는 1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가을부터 봄철이 번식기 및 산란기인데 이때에는 제 맛이 안 나지만 5월쯤 들어서는 제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수온이 높은 5월부터 여름사이에 생산된 것이 가장 맛이 좋은데, 이유는 이때가 글리코겐 함량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제철 멍게의 글리코겐 함량은 5.9%로 겨울철보다 약 8배가 높은데, 글리코겐 함량이 높으면 맛도 있지만 강장효과가 뛰어나다.

진달래꽃 필 때 더 맛있다는 멍게는 부드러운 속살을 가지고 있으며 바깥은 딱딱한 껍데기를 가지고 있다. 유생일 때에는 올챙이 모양으로 헤엄쳐 다니지만 성체는 바위에 붙거나 해저바닥의 흙속에 파묻혀 살기 때문에 움직이지 못한다.

몸통은 보통 붉은색 또는 오렌지색을 띄며 표면에는 돌기가 돋아있다. 아래쪽에는 뿌리 모양의 돌기가 있고 이 돌기는 서식하는 곳에 찰싹 달라붙어 있게 한다.

예부터 해안지방에서는 자연산을 식용으로 즐겨왔지만 한국전쟁 이후 전국적으로 먹기 시작, 양식업의 발달과 함께 1년 내내 흔하게 먹을 수 있는 해산물 중 하나가 되었다. 일본 북태평양 연안에서 다량 생산되며 일본에서는 1천년전부터 식용되어 왔다고 한다.

멍게는 상큼하고 먹고 난 뒤에도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감도는 특유의 향미를 가졌는데, 물에서 딴 뒤 몇 시간이 지나면 옥타놀과 신티아놀이라는 물질이 형성되면서 특유의 향기를 느끼게 하고 타우린과 글루탐산, 글리신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독특한 단맛을 낸다. 3~4년생이 되면 맛과 향에서 절정을 이룬다고 할 정도로 맛이 좋아진다.

멍게는 해삼, 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식품으로 꼽히는데 최근에 화장품과 제약회사에서 피부미용과 노화방지, 동맥경화억제, 뼈 형성작용, 세균감영 억제 등에 탁월한 콘드로이틴황산을 멍게로부터 추출해내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또한 멍게에 들어있는 프라스마로겐 성분이 치매에 특별한 효능이 있다는 것을 일본 도호쿠대의 연구결과 밝혀졌다.

식물세포에는 액포(液胞)라는 소기관이 있다. 이 속에는 무기염류인 칼슘, 마그네슘, 철 등과, 유기물인 당, 아미노산, 색소 등이 녹아 있는 물로 차있다.

그렇지만 멍게는 동물로 분류가 되고, 멍게에는 다른 동물에는 찾을 수 없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그 하나가 동물임에도 ‘액포’를 가진 것이고, 또 하나는 동물임에도 식물처럼 ‘세루로스’(식물섬유)를 생산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멍게의 액포에 ‘인슐린’(inulin)과 동일한 작용을 가진 ‘바나듐’(V)이라는 무기물이 고농축으로 존재하여 주목을 하고 있다. 인슐린이 무엇인줄은 다 알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당을 분해하는 데 필수적인 인슐린 결핍으로 생기는 것이 당뇨병이다. 그 인슐린과 동일한 작용을 한다하니 멍게야 말로 천연의 인슐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체에 필수불가결한 금속 성분인 바나듐이 미량 들어 있는 멍게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가 오기 쉬운 요즈음 스태미나 증강 효과가 있다.

멍게는 수산물 가운데 신기하게도 인체에 필수불가결한 미량 금속인 바나듐 성분이 들어있는데 바나듐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당뇨병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회를 쳐 초장을 찍어 먹지만 비빔밥, 죽, 젓갈, 된장찌개 등 용도는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