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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교수의 건강코디

스치는 바람과 햇살이 포근해지고 있는걸 보면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환절기라 몸도 나른하고 입맛과 소화력도 떨어져서 피곤하다. 환절기에 적응하려는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럴 때엔 봄나물이 제격이지만, 봄나물만큼 나른한 봄을 생생하게 만드는 영양만점 식품으로 홍합을 권하고자 한다.

홍합은 바다의 향과 맛을 듬뿍 담은 해산물로 가격이 저렴해서 대중적으로 즐겨 찾는 식품이다. 겨울부터 알을 낳기 전인 4월까지가 제철인 홍합은 신선한 것을 구입해 요리하면 질기지 않고 육수가 풍부하여 최상의 맛을 낼 수가 있다.

홍합은 물 속에서도 접착성이 강한 ‘폴리페놀릭’이라는 접착성 단백질을 분비해 몸을 바위에 고정시킨 채 바닷물 속에 있는 미생물을 걸러먹고 사는 전형적인 필터 피더(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여 살아가는 물고기)이다.

이 폴리페놀릭이라는 성분은 강력접착제보다 강한 접착력을 가지고 있다. 접착패드라고도 하는데 이 접착패드 한개가 무려 12.5kg이나 들어 올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접착제는 물에 닿으면 약해지는게 아니라 더 강해지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수술부위를 봉합할때 필요한 접착제로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1g을 만드는데 홍합 수십마리에게 채취를 해야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

홍합은 겨울철에서 봄에 먹는 것이 안전하다. 5~9월에 채취한 홍합엔 마비증상, 언어장애, 입마름 등을 일으키는 독소가 들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비성 독을 가진 알렉산드리움(Alexan drium)이라는 플랑크톤이 증가해 그것을 먹는 홍합의 몸에 독이 축적된다.

실제 홍합을 먹고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이 중독되어 죽은 사례가 있어 왔다. 홍합에게는 이때가 자손 번식을 하기 제일 좋은 때라고 한다. 종족 보존을 위한 본능적인 지혜가 홍합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홍합은 소화기능이 약해진 사람에게 특히 좋고 강장·강정, 간기능 강화, 콜레스테롤 감소, 미각장애에 효과를 나타낸다.

홍합은 시원한 감칠맛으로 사랑받는데 홍합의 감칠맛은 타우린, 베타인, 아미노산, 핵산류, 호박이 어울려 내는 맛이다. 이러한 감칠맛을 내는 성분들이 천연 강장제라고 볼수있다.

특히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은 피로회복제의 주성분 가운데 하나로, 쓸개즙의 배설을 촉진해 간의 독소를 풀어주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를 막고 간 기능을 좋게해 숙취해소에 효과적이며 시력보호에 좋다.

바다에서 나는 것이 다 짜다는 생각을 하지만 홍합은 싱겁기 때문에 바다의 담채라고 하는데 염분이 없는 것 뿐만 아니라 홍합 속에 함유된 칼륨이 체내 축적된 소금 성분의 나트륨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홍합만의 특유한 콜레스테롤이 전체 영양분의 30%이상을 차지하는데도, 오히려 중풍환자의 영양식으로 각광을 받는 이유중에 하나이다. 홍합은 비타민 A, B, B2, 칼슘, 인, 철분과 단백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영양가가 높다.

홍합이 간기능을 강화하면 남성들에게 더 좋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여자에게는 어떨까?

중국의 미식가들은 홍합을 동해부인이라 비유하기도 한다. 붉은 산호 빛깔의 오동통한 살이 매력적인 홍합은 바다에 살면서도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을 내는데 특히 홍합을 많이 먹으면 속살이 예뻐진다는 믿음에서 유래된 말이기도 한데 또한 피를 돌게 해줘서 생리활성 작용을 도와주기도 한다.

홍합에는 피로 회복과 노화방지에 더없이 중요한 비타민 C와 E 등이 풍부해 몸속의 유해 산소를 제거하고 노화방지에 효과적이다.

또한 미네랄(철분, 요오드, 셀레늄 등)등이 풍부해 여성들의 빈혈에도 좋다. 또한 프로비타민D의 함량이 높은 편으로 칼슘과 인의 체내 흡수율을 향상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

홍합의 효능 중 몇 가지는 신선한 생 홍합보다 햇볕에 잘 말린 홍합에 더 많이 들어있다.

홍합에는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는데 생것이 100g당 974㎎, 말린 것은 무려 2100㎎이나 들어 있고, 말린 홍합 100g에는 우수한 단백질이 56g이나 들어 있으며 지방 함량도 10g 가량 되나 이중 80%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좋은’ 지방인 불포화지방이다.

그러므로 같은 100g을 섭취 했을때 열량은 생것 66㎉.말린 것 373㎉를 낸다. 한방에 선 홍합을 보약으로 즐겨 썼을 정도로 몸을 보하는 효능이 많다.

좋은 홍합 고르는법은 자연산 홍합은 수염이 많고 붉은색을 띄고 모양이 좋다. 홍합수염을 제거한다. 홍합속살 색깔로 암수를 구분할 수 있는데, 암컷은 붉은색을 띄고 수컷은 흰색을 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알아보려면, 물에 담궈 보시면 되는데, 물에 가라앉는 홍합은 속이 알차고 살아있는 홍합이고 물에 뜨는 홍합은 속이 많이 비거나, 상했거나, 죽은 홍합이다. 물에 끓였을 때 껍질이 열리지 않는 조개도 마찬가지로 죽은 홍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