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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새우깡이 주는 교훈

식품안전 사고가 국민들의 기억 속에 사라질 때쯤 되면 또 다른 사고가 기다렸다는 듯이 발생하곤 한다. 미국이나 일본의 식품사고의 경우에는 통상 눈으로 식별할 수 없는 미생물이나 농약 등의 화학물질이 식품에 함유되어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 일어난다. 이때에는 영업자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이를 신속하게 신문 등의 언론에 공표하고 업체 스스로 문제의 식품을 회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식품사고는 이상하게도 통조림 제품에 칼날이 들어가거나 김치에 기생충 알이 들어가고 새우깡에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등 제조공정에서 관리만 잘 하면 막을 수 있는 식품사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고의 발생사실도 업소가 자사의 제조공정 기록 등에 의해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소비자나 제삼의 기관에서 발견하여 제보하게 된 경우이다.

그리고 문제 식품으로 인지됐을 때 영업자가 자진 회수를 하기보다는 관청의 명령에 의한 강제 회수가 대부분이고 상당기간 경과된 후 전부가 아닌 일부분만을 회수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영업자가 관리는 소홀히 하면서도 문제 발생 때에는 책임지지 않고 장사 속만 챙긴다는 것이다.

금번에 문제가 된 농심의 “노래방 새우깡”의 경우에도 충북의 한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구입한 후 16mm 크기에 털이 붙어 있는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연락을 함에 따라 알게 되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육안으로도 충분히 동물의 사체임을 식별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물질의 성분을 분석한다는 이유를 들어 상당 기간이 경과된 이후에야 회수하고 사과하는 등 매우 소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식품사고가 발생했을 때 관리자가 명심해야 할 것은 먼저 사실을 덮을려 하기보다 정직하게 시인하고 자사의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가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속히 회수 등의 조치를 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케이스는 신고한 소비자의 입막음만 하면 된다는 식의 처리로 인해 대기업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많은 소비자의 분노를 사 그 영향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몰고 오고 말았다.

더욱이 이번 사고가 농심이라는 대기업에서 발생했다는 데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대기업에서는 식품의 원료에서부터 제조공정과 유통과정을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어 이러한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식약청에서 현장 조사결과에서도 밝혔지만 국내 제조공장에서 이물 혼입 가능성은 없고 중국의 현지 공장의 반제품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렴한 원료의 확보나 인건비 상승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중국이나 동남아에 현지 공장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사고가 앞으로도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른 식품 업소에서도 농심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타성적이고 구태의연하게 관리하는 기존의 관리방법에서 탈피하여 식품의 원료에서부터 제조, 포장, 유통과정의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외 현지 공장과 원료 생산지 등에도 자주 확인 점검을 하여 안전한 원료식품의 확보와 설비, 포장 등에도 엄격한 생산 공정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미국 FDA에서 식품사고의 방지를 위해 전개하고 있는 ALERT캠페인을 우리의 기업도 참고할 만하다. ALERT캠페인은 식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오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업소 등에 5가지 준수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A는 식품에 사용하는 각종 자재나 성분에 대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안전성을 확보(assure)하는가. L은 공장에 있는 제품과 자재는 어떠한 방법으로 안전하게 관리(look after)하는가. E는 공장에 일하는 종업원과 출입하는 사람들(employees & people)을 위생적으로 잘 관리하고 있는가. R은 당신이 식품을 관리하고 있는 동안 제품은 안전하다고 보고(report)할 수 있는가. T는 만일 당신의 공장에서 사고가 나거나 의심되는 행위를 발견했을 때 그 위험(threat)의 경보를 어떠한 방법으로 누구에게 보고를 하는가이다.

식품의 사고는 늘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식품사고를 내고 싶어 내는 업소가 어디 있겠는가. 사고가 난 후 원인을 분석해 보면 거기에는 반드시 무엇인가 잘못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관리자는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처하는 등 언젠가 올 수 있는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과 기술을 익히고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 그 것은 과학적 관리방식인 원료(GAP), 제조(GMP), 유통( GHP), 전 과정(HACCP)에 관련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실무경험을 토대로 한 구체적인 실천 매뉴얼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선진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여러 사람들의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ALERT와 같이 내용이 간결하여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캠페인을 전개하여 CEO를 중심으로 식품을 취급하는 모든 종사자들이 한 마음이 되어 식품의 모든 공정과 처리과정을 빈틈없이 관리할 때 식품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