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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하나에 1천억 '건보재정 먹는 하마' 우려"

'비싼 약값' 논란이 일고 있는 백혈병치료제 '스프라이셀'이 제약회사 요구대로 약값이 결정될 경우 건강보험 약값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다국적제약사 한국BMS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을 판매하는 한국BMS의 요구대로 약값이 약 6만9100원으로 확정될 경우 앞으로 수년 내에 스프라이셀 약값으로만 연간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건강보험 약값이 1000억원을 넘는 치료제는 한 품목에 불과하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부터 한국BMS와 약값 협상을 진행했으나 지난 1월 최종 결렬됐으며 현재 약값을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13일 열릴 예정이다.

제약회사 요구대로 약값이 결정된다면 하루 140mg을 투여하는 글리벡 내성 환자가 이 약을 1년 동안 먹는다고 가정할 때 연간 약값은 환자 1명당 5044만원 선이 된다.

내성이 생기지 않은 환자의 경우 하루 100mg정도 투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나 BMS가 몇몇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50mg과 70mg에 대해 동일한 약값을 받을 경우 내성 환자와 약값부담이 같아지게 된다.

실제로 회사측이 내성이 없는 환자에 대해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수년 내에 글리벡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2000여명임을 고려할 때 연간 스프라이셀 약값은 1900원에 육박하게 된다.

여기다 매년 새 환자가 200-240명이 발생하고 사망자는 신규환자의 1-2%에 그치고 있어 백혈병 치료약물로 인한 비용은 매년 100억씩 증가할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환자단체 뿐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약값이 결정되지 않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는 "약값이 제약사가 요구한 것보다 10%만 낮아지더라도 연간 100억원의 건강보험 약값을 아낄 수 있다"며 "스프라이셀 약값 결정은 이후에 등장할 백혈병 치료제 약값을 결정할 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번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