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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硏, 중풍 진단표준 첫 마련

한국인의 2대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뇌혈관 질환(중풍)을 진단할 수 있는 한의학적 표준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형주)은 의료연구부 최선미 박사팀이 `과학기술부 뇌혈관질환 한의학기반 연구사업'의 하나로 중풍을 진단할 수 있는 표준으로 `5개 변증에서 61개 지표'를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한의학에서 변증(辨證)이란 병을 진단하고 종합, 분석해 음양, 허실, 표리, 한열 등으로 병증을 구분하는 것으로 이번에 마련된 진단 표준에 따르면 눈이 붉거나 건조하고, 소변이 적고 황적색인 증세 등이 나타나면 화열증(火熱證)으로 진단하는 식이다.

연구팀은 중풍을 화열증, 습담증, 어혈증, 음허증, 기허증 등 5개 변증으로 분류한 뒤 중국 사례 조사와 전국 105개 한방병원의 한의사 8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거쳐 변증별 지표 113개를 선별한 뒤 5차례의 전문가 회의를 거쳐 61개 지표로 최종 추렸다.

한의학연구원은 중풍 진단 표준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05년 전국 11개 한의과대학의 중풍 전문의들로 `진단표준화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해왔으며 한의계의 합의를 거쳐 특정 질병에 대한 변증 표준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한의사들이 이 진단 표준을 현업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용 진료기록부(CRF:Case Report Forms) 형태로 개발됐으며 데이터 구축도 쉽게 해 한의사들이 임상자료를 수집하는 데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

한의학연구원은 우선 전국 9개 주요 한의과대학병원에 이 중풍변증 진단 프로그램을 보급한 뒤 수집된 증례를 분석해 지속적인 보완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의학연구원 최선미 박사는 "이미 중국에서는 1996년부터 진단 통일안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 국내 한의계에서도 진단표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컸었다"며 "한의학의 과학화, 객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