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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식품의 안전성 시비

미국, 일본 등의 이웃나라들이 중국의 식품을 믿을 수 없다고 중국산 식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 식약청에서는 수입된 중국산 만두제품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면죄부를 발급하기에 안간 힘을 쓰는 느낌이다. 검사결과가 아무 문제가 없으니 다행스럽긴 하나 무언가 찜찜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우리 정부는 식품안전에 무슨 사고가 발생하면 서둘러 문제를 덮으려는 데 부산을 떠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 중국산 만두제품에 농약문제가 야기되었을 때 미국은 가짜 햄을 들추어내고 있고 작년도에 발생한 농산물의 안전성 문제를 내세워 중국산 일부 농산물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중국에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는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아직도 위생에 취약한 중국산 식품의 안전문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아주 좋은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도 많은 수입식품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식품안전 선진국들과 보조를 맞추어 중국의 식품안전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할 때마다 관계 장관들과 식약청장이 닭고기 등에 문제가 없다고 시식하는 등의 연출 장면을 너무나 익숙하게 보아온 국민들로서는 이번에 식약청에서 중국만두에 대한 검사결과를 앞세워 안전하다고 발표를 해도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취하는 행동 정도로 생각하고 영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다.

식약청은 식품안전을 심판하고 유지하는 마지막 보루로서 식품에 관한 내용을 언론에 발표할 때는 신중해야 하고 특히 국민의 식품안전에 대한 정서를 먼저 헤아려야 할 것이다. 이웃나라에서는 중국식품에 대해 문제가 많다고 떠들썩한 데 우리나라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국민들에게 안심하고 드시라고 한다면 누가 식약청을 신뢰하겠는가.

주변 국가들이 중국식품의 안전을 성토하는데 대해 중국 정부의 반응도 바른 자세가 아니다. 중국 국민은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들 중국을 못살게 구느냐는 식의 태도는 아직도 중국이 식품의 선진국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고 있다.

식품의 안전을 위협하는 농약, 중금속, 미생물은 소비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더러 불량식품은 당장 탈이 날 수도 있지만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식품에 혼입되지 않도록 농장에서나 제조공장, 유통과정에서의 철저한 안전관리가 늘 요구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에서도 이웃나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중국 식품을 먹을 수 있도록 선진 과학적 식품관리 제도를 도입하여 식품을 안전하게 생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정부에서도 닥친 문제를 우선 넘기고 보자는 식의 임기응변식의 대처보다는 중국산 김치 사건과 같은 문제가 다시금 발생하지 않도록 수입식품의 사전관리에 보다 근원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방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차제에 작년도에 수입한 중국의 불량식품 내역이나 중국의 주재관이 모니터링한 식품 유해정보 내용 등을 토대로 중국 정부에 개선을 촉구하는 등 정부가 국민의 식품안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