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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탐방-두산주류BG


철저한 日현지조사 고급 브랜드 전략 성공
차별화된 제품 개발 미국 등 해외진출 박차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러시아의 보드카와 같이 ‘소주’가 전 세계에서 고유명사처럼 쓰이도록 하겠다” 대관령 기슭인 강원도 강릉시 회산동 남대천 인근에 둥지를 튼 두산주류BG(대표 한기선) 강릉공장이 대관령 청정수를 이용해 만든 소주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세계시장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철저한 현지 시장조사와 대관령 천연수에 대한 신뢰를 심어 줘 입맛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일본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명품소주’가 있다.

두산주류BG의 소주는 ‘경월그린(鏡月GREEN)’과 ‘경월프리미엄(鏡月PREM IUM)’‘설악산’에 이어 최근에 수출을 시작한 ‘처음처럼’까지 일본 시장에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995년 12월 선적을 시작해 이듬해 82만5000 케이스(700㎖짜리 12개)가 판매되기 시작한 이 회사의 소주 제품은 해마다 고성장을 거듭한 끝에 10년만에 일본시장 판매량 500만 케이스를 넘어섰다.

희석식 소주(갑류소주)를 생산하는 일본 내 4000여개 업체 가운데 브랜드 랭킹 1위라는 게 두산의 설명이다.

서일형 공장장은 “단일 브랜드로는 일본 내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물론 일본 제품에 비해서도 20% 이상 고가에 판매되는 고급 소주 브랜드로 정착했다”고 자랑했다.

◇선풍적인 인기…‘소주한류’ 주역 = 두산은 일본시장이 장기적인 경기침체, 인구 고령화로 인한 청주 및 위스키 등 기존 주력제품의 약세 등 시장의 흐름을 간파, 소주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두산이 일본시장에 문을 두드릴 때만해도 소주는 주로 가정에서 반주로 마시는, 일본 주류시장의 주된 흐름(main stream)에서는 벗어나 있는 상품이었다.

소주시장을 겨냥한 두산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특히 두산 소주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은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 등 한류 붐에 편승, ‘소주 한류’로 불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0년만에 일본 내 최대 판매량를 기록했다.

수출 첫해 82만5000 케이스에 불과하던 수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5년에는 530만으로 처음으로 500만을 돌파, 소주시장의 선두권에 진입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11월까지 536만 케이스를 선적했다.

한류 붐의 원조격인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를 찾았던 많은 일본인 관광객과 언론사 취재진들이 두산 강릉공장을 잇따라 방문,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소주 맛의 비결을 찾아내느라 부산을 떠는 등 소주 생산공장 견학은 이미 일본인들의 관광코스가 됐다.

◇ 프리미엄 소주로 승부 = 일본의 경우 국내처럼 소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경우는 1% 정도에 불과하고 얼음을 넣거나 물, 우롱차, 녹차, 주스, 레몬 등을 섞어 알코올 도수를 7∼10% 정도로 낮춰 마신다. 일명 ‘와리’라고 불린다.

두산은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저가이던 일본의 소주와는 달리 위스키와 맞먹을 수 있는 고급 제품인 프리미엄급 소주를 내세웠다.

국내와는 달리 양주 타입의 700㎖ 고급 사각병 제품에 일명 ‘와리’ 음용방식의 제품을 개발, 소주가 가정용 제품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탈피했다.

포장마차 등이 아닌 위스키와 청주가 주로 판매되는 가라오케와 일식당, 일본식 선술집 아자까야 등의 업소를 양주 타입의 고급스러운 소주로 집중공략, 깨끗하고 순수한 맛으로 일본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700㎖짜리 두산의 소주는 가라오케에서 8000∼1만엔에 팔린다. 산토리사의 위스키 로열(1만∼1만2000엔)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다.

진입 초기에는 생소한 브랜드로 시장 진입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소주의 80%를 차지하는 물을 대관령 청정수를 사용, 신뢰를 얻은 데다 현지에 적합한 마케팅과 영업력, 맛, 포장, 광고 등 모든 것을 일본고객의 취향에 철저히 맞췄기 때문에 일본 소주보다 높은 가격에도 인기를 끌게 됐다.

◇일본을 넘어 세계로 = 두산은 최근 일본 내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증류식 소주와 기존의 희석식 소주를 반반씩 섞는 혼화소주 시장에도 진출함으로써 소주한류 붐을 이어 브랜드 파워를 한 단계 높일 계획이다.

경월그린이 일본시장 진출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주시장을 선도했듯이 일본인들의 입맛을 다시 한번 사로 잡을 혼화소주를 개발, 한국 소주 파워를 이어 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나아가 두산은 소주 수출량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일본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동남아와 유럽, 호주 등에도 수출선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차별화된 소주 제품을 개발해 대형 유통업체와 제휴, 공급해 나가는 한편 외국인에 맞는 광고와 음용법도 지속적으로 개발, 소주의 세계화를 앞당기겠다는게 두산의 전략이다.

두산주류BG 한기선 사장은 “일본 내 단일 브랜드로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뿐 아니라 일본 업소 등에서 현지 제품에 비해 20% 이상 비싸게 판매되는 고급 소주 브랜드로 정착해 있다”며 “소주를 세계인의 고유명사로 정착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도약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산주류BG 강릉공장은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러시아의 보드카와 같이 소주를 세계화하기 위한 옹골찬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