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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식자재’ 뭉쳐야 산다


학교급식 식자재 공동물류센터가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기존 학교급식 식자재만을 취급하던 3개 기업이 모여 공동물류 센터를 설립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8일 준공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주)학교급식식자재 공동물류는 고품질의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으로 기대돼 귀추가 주목되는 기업이다.


중소 식자재업소 3개사 합심

지난 1994년 학교급식이 전면적으로 시작돼 10여년이 지났지만 식자재 산업은 열악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저가 공개경쟁입찰제 도입으로 인해 그동안 달성했던 학교급식 수준이 10여년 전으로 후퇴됐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업체간 가격경쟁 심화로 저질 식자재가 유통되면서 학교급식의 식자재 사업만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렇듯 식자재업계의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 인천·경기지역의 학교급식 식자재 유통기업 3개사가 모여 공동물류센터를 설립해 화제다.

학교급식 식자재 안전성 확보를 목표로 매진해왔던 한빛종합식품(대표 김철석), 동서종합유통(대표 윤찬영), 모아유통(대표 이용범)이 주인공.

이들은 국내 최초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협동화 사업 지원을 통해 약 30억원을 투자한 ‘학교급식식자재 공동물류’를 인천시에 설립하고 지난 18일 준공식을 가졌다. 공동물류의 준공식에는 송영길 국회의원(정책위 부위원장), 이성웅 중소기업청 인천지역본부장, 유병태 인천시의회 교육위원 등 정관계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인천광역시 계양구 작전동에 450여평 규모로 들어선 물류센타는 학교급식 식자재를 공동구매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각 학교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지역은 인천과 부천의 경계지역으로 교통이 원활하고 500평에 달하는 준공업지역으로 공동물류를 설립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공동물류로 운영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운영했을 때보다 경비를 절감하고 물류관리 투명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점이 특색이다.

모아유통 이용범 대표는 “공동물류가 최대 50%에 상당하는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며 “원가절감 뿐 아니라 1인 투자시 45억여원이 소요되지만 협동화 사업으로 33%가량 투자비용이 절감됐다”고 말했다.


최신 시설 구비 철저한 위생관리

공동물류는 총 30여대의 운송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150~200개 인천·부천지역의 학교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물류센타의 1층은 냉동·냉장 창고와 공산품 창고로 구성됐고, 2층에는 창고를 관리할 수 있도록 사무실과 대회의실, 식당, 샤워장 등을 갖추고 있다.

3사가 담당하는 구역별로 창고를 나눠 관리하는 점도 특이하다.

특히 냉동·냉장 창고는 냉장실 2개를 지나야 냉동고에 도달할 수 있어 창고개방으로 인한 온도변화를 대폭 줄였다. 또 고성능 냉동·냉방 기능을 가진 시설을 구비하고, 24시간 온도감시장치를 설치해 상시 감시를 할 수 있다.

한빛종합식품 김철석 대표는 “냉장고와 벽 사이의 틈새를 항균실리콘으로 처리해 곰팡이 발생을 미연에 막았고, 바닥도 특수 단열바닥으로 시공하는 등 최신 시설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학교급식 식자재 선도기업 목표

동서종합유통 윤찬영 대표는 “식자재 업계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공개입찰로 인해 직원보수를 비롯한 복지혜택을 원활히 할 수 없는데 있다”며 “직원들의 복지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식자재 전담 인력의 이직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또 “직원들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적정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각별하다”고 강조하고 “중소기업이 뭉치면 대기업 못지 않게 식자재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공동물류에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교급식식자재 공동물류의 공동대표들은 준공식 이후 센터를 다녀간 학교급식 관계자에게 호평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범 대표는 “최근 5개 학교급식 관계자가 방문했는데, 대규모를 자랑했던 모 급식업체보다 공동물류센터의 시설과 체계가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며 “공동물류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물류센터별 네트워크 형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철석 대표는 “학교급식 발전을 위한 식자재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인천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으로 “기존 공산품 외에도 PB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학교급식 식자재로 공급할 생각”이라고 시사했다.

학교급식식자재 공동물류는 식자재 유통업체 3사가 모인만큼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식자재 판로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보여 향후 거취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