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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푸드 레스토랑 뜨거운 삼파전


최근 국내 외식업계에 심상치 않은 바닷바람이 불고 있다. 거센 해풍의 격전지는 다름 아닌 씨푸드 레스토랑. 이들은 보통 200평이 넘는 대형매장에 100여 가지의 고급 해산물과 특화된 서비스를 겸비한 대규모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대형 씨푸드 레스토랑은 전국에 한두 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들이 씨푸드 사업에 가세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10개가 넘는 매장이 오픈한 상태다.

지난 5월 CJ푸드빌이 ‘씨푸드오션’을 오픈한 데 이어 10월에만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가‘오션스타’를, 신세계푸드가 ‘보노보노’를 각각 연이어 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3년 안에 씨푸드가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의 핵으로 부상할 것을 점치고 있다. 따라서 매력적인 블루 오션 ‘씨푸드 레스토랑’ 사업에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왜 씨푸드 레스토랑인가?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남여노소 할 것 없이 ‘몸짱 신드롬’이 지속되며 해산물이 이에 걸맞는 웰빙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스테이크나 바비큐 립을 주력메뉴로 하는 패밀리 레스토랑들도 최근 씨푸드 메뉴를 추가하고 있으며 발 빠른 대기업들은 아예 씨푸드 레스토랑 진입을 선언했다.

이들 기업 중 하나인 제너시스의 남호정 상무도 “미국내 씨푸드 레스토랑의 매출규모가 5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국내 씨푸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하루라도 빨리 오픈 하는 게 유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업체들은 국민 소득 수준이 올라 육류보다 가격이 한 단계 비싼 해산물 요리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해산물은 고기집이나 치킨 집처럼 세계적으로 먹거리에 위기의식을 몰고 온 광우병, 조류독감, 구제역과 같이 매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사건이 별로 없었다. 무엇보다도 외식업계에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다.

서구식 패밀리레스토랑은 점포수가 300개에 육박하면서 포화상태고 아웃 백, TGIF 등의 업체들이 이미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어 틈새를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비해 씨푸드 레스토랑은 중소업체들 위주로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단계여서 대기업이 뛰어들 경우 그 파급력이 크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비교체험 ‘씨푸드오션’ vs ‘오션스타’ vs ‘보노보노’

비슷한 시기에 씨푸드 레스토랑에 진입한 세 업체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이들 세 업체들은 주 타깃고객은 물론 음식과 서비스 등에서 섬세한 차별화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일단 가장 먼저 출발선을 넘은 주자는 CJ푸드빌의 ‘씨푸드오션’이다.

CJ푸드빌은 지난 5월 3일 서울 강서 구 등촌 동에 ‘씨푸드오션’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최근 경기 고양 시 일산 마두 역에 씨푸드오션 2호점을 오픈 했다. 이들의 주 타깃고객은 20~30대 여성층이다. 따라서 여성들이 좋아하는 인테리어는 기본. 수유 실, 놀이방, 유모차까지 구비해두는 섬세한 서비스를 앞세운다.

총 230석 규모의 이 레스토랑에서는 캐나디안 랍스터, 부야베스, 소금새우구이 등 20여 가지의 메인요리를 판매하고 90여 종의 해산물을 찜이나 그릴, 초밥, 롤 등 취향에 따라 즐기도록 씨푸드 바 형태로 내놓고 있다. 가격은 평일 점심은 1만 7500원, 저녁은 2만 1000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주말과 공휴일은 2만 3000원선이다.

CJ푸드빌의 향후 계획은 연내 서울 강남에 1~2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 한다는 것. 또한 지난해까지 스테이크 중심의 샐러드바 ‘빕스’ 확장에 주력했던 반면 최근 사업을 접은 ‘스카이락’ 점포를 ‘씨푸드오션’ 매장으로 바꾸는 등 내년까지 전국에 8~10개의 신규매장 오픈에 주력할 구상이다.

두 번째 주자는 제너시스의 ‘오션스타’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는 10월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오션스타’를 오픈 했다. ‘오션스타’의 주 타깃은 20~30대 여성층과 더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고객이다.

BBQ로 동심을 사로잡았던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씨푸드 레스토랑에서도 별도의 Kids Bar와 놀이방을 꾸미고, 메뉴도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치킨메뉴를 추가한 점이 타사의 씨푸드 레스토랑과 특화된 점이다.

총 300 평 규모에 8개의 룸과 놀이방, 테라스 등을 갖춘 이곳에서는 100여 가지 메뉴를 씨푸드 바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씨푸드 바는 일반코너와 특화코너로 나뉘어져 있다.

일반코너는 킹크랩을 비롯한 ‘Appetizer’ 중화 풍 메뉴의 ‘Hot Food’ 닭고기요리가 혼합된 ‘Mixed Salad’ 초밥과 롤의 ‘Sushi & Roll’로 구성돼 있으며 특화코너는 ‘Fat down bar’‘Kid’s bar’ ‘Asian Noodle bar’ ‘Fun desert bar’ 등이 구비되어 있다.

가격은 평일 점심 1 만9300원, 저녁은 2만 4300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주말은 2만 6500원선으로 CJ푸드빌의 씨푸드오션 보다 조금 높은 편이다.

또한 어린이는 1만 원 이하로 별도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향후 계획은 제너시스가 세 업체 중 가장 적극적이다. 연말까지 서울 시내 2곳에 직영점을 낼 계획이며, 점포 입점은 공격적으로 기존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입점돼 상권이 검증된 곳에 위치할 예정이다.

현재 제너시스는 BBQ를 비롯해 BHC, 닭익는 마을, 찹스 등 8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 중이고 가맹점만 2800여개가 넘는다.

이러한 외식사업에서의 노하우를 살려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으로 내년까지 매장을 20개로 늘리고 2008년 이후에는 일본, 중국 등 해외매장 개설에도 나설 태세다.

세 번째 주자는 신세계 푸드시스템의 ‘보노보노’다.

신세계푸드시스템은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사거리에 ‘보노보노 삼성점’을 오픈 했다. 총 400평 규모에 350석을 갖추고 140여 가지 해산물 메뉴를 준비한 ‘보노보노’는 규모면에서 단연 앞선다.

무엇보다도 ‘보노보노’의 특화점은 두 가지로 강조되는데 일단 비교적 저렴하고 편안한 타 씨푸드 레스토랑과 차별화해 확실한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정통 일본식 초밥을 주력메뉴로 설정, 일본의 초밥전문기업 ‘치요다 스시’와 제휴해 현지 요리사를 초빙, 고급 메뉴를 선보인다.

그 외 40일 동안만 기른 친환경 어린잎 샐러드, 산지직송 활어회, 로스트 비프, 오리엔탈 핫푸드, 꼬치구이, 철판요리, 사누끼면, 와인바 등의 메뉴를 호텔수준의 서비스와 함께 제공한다.

가격은 고급화 전략에 따라 타 매장들보다는 비싼 편으로 평일 점심은 2만 5000원, 평일 저녁과 주말엔 3만 5000원선에 이용가능하다.

신세계푸드시스템의 향후계획은 자사 고기뷔페인 ‘까르네스테이션’을 점차 ‘보노보노’매장으로 바꿔 갈 예정이다.

◇ 내년 시장규모 700억 원대 추정

이처럼 점차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씨푸드 레스토랑의 현황은 CJ푸드빌의 씨푸드오션(2개), 제너시스의 오션스타(1개), 신세계푸드시스템의 ‘보노보노(1개)’외에도 2004년 국내 입점한 외국계 아시안키친의 바이킹스(4개)와 토다이(1개)를 비롯해 무스쿠스 인터내셔널의 무스쿠스(4개) 등 전국적으로 매장 수가 10여개에 이르나 이 마저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그야말로 씨푸드 레스토랑은 기업들에게 진입장벽이 낮으면서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매력적인 블루 오션이 아닐 수 없다.

이 가운데 올해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의 시장 규모는 1조 530억 원대로 추정된다.

현재 씨푸드 시장의 매출 규모는 3.4%인 360억 원대에 불과하지만 업계에서는 5년 안에 2배 이상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200∼300평 규모의 씨푸드 레스토랑이 월 5억∼6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기존 패밀리 레스토랑 매출의 두 배 가량이다.

이들 업체들은 기존 패밀리 레스토랑에 비해 가격대도 한 단계 비싼 편이지만 2∼3일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조차 힘들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웰빙 트렌드를 타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될 전망이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씨푸드 레스토랑 시장의 수요가 내년에는 702억원, 2010년에는 2178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식업계의 수상전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