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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여중고 "직영급식으로 바꿨어요"

조리기구마다 배수구..식자재 6차례 세척
125 대 1 경쟁 통해 영양사ㆍ조리사 선발


"반찬 종류도 늘고 맛있어졌어요"

사상 최대 규모의 학교급식 사고가 터지고 직영급식을 의무화하는 학교급식법이 통과된 지 3개월여만에 서울시 사립 초ㆍ중ㆍ고교 중 최초로 직영급식으로 전환한 서울 중랑구 망우동 혜원여중고교.

29일 정오 급식소에서 학생 대표로 급식을 시식한 유연희(16)양은 "위생적으로 크게 개선된 것 같다"며 "어머니도 새로운 직영 급식 운영을 반기셨다"고 말했다.

혜원여중고는 25일부터 우선 교직원들을 상대로 시범운영을 실시했으며 다음달 10일부터 모든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완공된 연면적 1460㎡(442평)에 가용인원 750명 규모의 급식소 `다솜채'는 1층에 최신 시설을 갖춘 조리실이 들어섰고 2층과 3층에 학생과 교직원용 식당이 마련돼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1층 조리실은 조리기구마다 배수구를 따로 설치해 바닥에 물기가 없도록 한 `DK(Dry Kitchen) 시스템'을 도입하고 식자재를 검수실에서 6차례 세척한 뒤 조리실로 들여보내도록 하는 등 위생에 각별히 신경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25대 1의 치열한 선발 과정을 거쳐 영양사 2명과 조리사 3명을 채용했으며 학부모 17명이 유급 조리원으로 함께 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급식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학생 2400여명과 교직원 150여명에게 하루 두차례 식사를 제공하게 된다.

시범실시 기간 급식을 맛본 이 학교 교사 이이향(44ㆍ여)씨는 "조미료를 적게 넣어 담백한 맛이었다"며 "운영 초기라 미숙한 부분도 눈에 띄지만 차차 보완해 가면 훌륭한 급식 시스템이 갖춰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자흠 혜원여고 교장은 "2000명 규모가 넘는 식당을 운영하는 셈이라 걱정도 되지만 매일 도시락을 싸오는 학생들에게 불편을 덜어주고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 학교가 직영전환을 앞둔 다른 학교의 성공적인 모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개관식에는 문병권 중랑구청장과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을 비롯한 지역 인사와 주변 학교 관계자 등 20명이 참석해 혜원여중고 급식소의 `새출발'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