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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에 '급식 상품권' 지급 부작용

부산 강서구청과 기장군이 방학중인 결식아동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대신 할인점에서 식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면서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27일 부산 강서구청에 따르면 무료 급식 대상인 저소득층 아동 384명에게 농협 마트에서 주.부식을 살 수 있는 끼니당 3천원짜리 급식전용 상품권(식품권) 한달치를 한꺼번에 지급하고 있다.

구청측은 지역이 워낙 넓고 교통이 불편해 직접 만든 도시락을 배달하기 어렵고 아이들로 하여금 집 근처 식당을 이용하게 하는 식당쿠폰제도 식당들이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거부해 식품권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기장군청도 같은 이유로 무료급식 대상 아동 248명에게 끼니당 3000원짜리 식품권 한달치를 주고 있다.

그러나 식품권 지급으로 영양부실 문제와 일부 보호자들이 식품권으로 다른 용품을 사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강서구청의 실태조사 결과 아이들은 주로 한달치 식품권(9만원 어치)으로 만두나 돈가스 등 인스턴트 냉동식품을 한꺼번에 구입, 끼니를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나 영양부실이 우려된다.

특히 일부 보호자들은 미리 지급받은 급식용 상품권으로 다른 생필품이나 술 등을 구입하려다 농협 직원과 승강이를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 형편이다.

기장군청 관계자는 "가끔 구청으로 '왜 급식용 상품권으로 생필품을 살 수 없게 하느냐'고 따지는 항의전화가 오고 있으며 한번은 알코올 중독자인 무료급식대상 아동 아버지가 급식용 상품권으로 술을 사려다 이를 제지하는 농협직원과 몸싸움을 벌인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농협에 급식용 상품권으로 주.부식 이외에 다른 물품을 사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가끔 억지를 부려 술이나 생필품으로 바꿔가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강서구와 기장군청은 도농복합지역이어서 집에서 할인점까지 거리가 멀어 급식용 상품권을 쓰기도 불편한데다 한달치 음식을 한꺼번에 구입, 끼니마다 조리해먹는 경우가 많아 식중독 등도 우려된다.

강서구청과 기장군청 관계자는 "지역 사정상 도시락 배달이나 식당 쿠폰제 실시가 어려워 식품권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식품권이 다른 용도로 쓰이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