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강라면 개발 ‘머나먼 길’

업계 ‘기능성·건강소재 개발’ 등 원론적 계획 남발

“입맛바꾸기 힘들고 가격경쟁력 없어”
첨가물 최소화·건강지향 면 요구에 난색


라면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라면업체가 기존라면 외에 건강라면에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는 상태로 원론적인 계획만 남발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농심의 경우 “생생우동, 감자면 등을 내놨지만, 일반 라면에 비해 소비자들이 잘 찾지 않는다”며 “가격경쟁력을 가진 건강소재를 개발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보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삼양은 “지속적으로 기능성 원료를 첨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뚜기는 저칼로리제품 위주로 개발할 계획이며 한국야쿠르트는 녹차클로렐라를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과를 보고 반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반응에 소비자보호단체들은 “나트륨 문제 및 식품첨가물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여론에 대해 업체는 불성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라면이 건강라면으로 가기 위해서는 위해요소가 있는 식품첨가물을 최소화하고 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화학조미료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는 첨가물 중 화학조미료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는 또 “지금보다 채소를 많이 넣고 패키지를 풍성하게 해야 한다. 반죽 시 밀가루뿐 아니라 콩 등을 넣어 단백질을 보강해야 한다”며 “패키지에는 계란도 말려서 넣을 수 있고 단백질 소스, 해조류 등 시도하면 되는데, 안 하는 것 같다. 최근 나트륨 문제가 불거졌기에 업체가 움직임을 보였을 뿐, 이전까지는 가만히 있었다”고 주장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건강면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맛과 가격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동일한 반응을 보였는데, 건강라면으로 소비자를 이끌 맛에 대해서는 개발의 난제에 빠져 있다. 또한 가격에 대한 부담요소는 기존 라면가격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업체관계자들은 “통상적으로 라면을 찾는 이유는 맵고 얼큰한 맛 때문이다. 라면을 먹을 때 웰빙을 따져서 안 짜고 부드러운 것만 찾지는 않는다”며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는 것도 어렵고 또 비싼 가격에 맛도 없는 라면을 누가 사 먹으려고 하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 라면들의 위해요소를 인정하고 알려 소비자에게 경각심을 심어줘야 하는데, 업체는 당장의 영업이익에 급급해 이를 외면하고 있다. 업체는 지금이라도 건강라면의 맛 개발과 성분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로 소비자들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면시장 중에서 건강라면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로 시장형성기에 접어드는 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 건강라면은 기능성 라면으로 분류되는데, 특정 성분을 첨가했거나 감자, 쌀 등을 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이다. 개중엔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기름에 튀기지 않은 국수를 급속냉동건조한 것도 있다. 이런 제품은 칼로리가 현저히 낮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윤선 교수는 “라면도 세계로 뻗어가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유통기한 문제 및 위해요소에 대해 해외에서도 경각심이 늘고 있다. 라면이 살아남으려면 건강 지향면으로 변해가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전명희 기자/1004@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