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세계 최초 농수산물 온라인 공영도매시장인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12월 17일 기준 거래액이 5524억 원에 달하면서 올해 거래 목표인 5000억 원을 초과 달성했다. 이는 그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했던 거래 품목 확대, 판매자 가입 요건 완화 등 지속적인 제도개선의 결과로 보인다. 출범한지 1년 만에 이룬 괄목한 만한 성과다. 온라인도매시장은 1년간 어떤 성과와 과제를 남겼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지난해 11월 30일 공식 출범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가 감독 아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홍문표, aT)가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출범 당시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3조 7000억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공영도매시장과 달리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하루 24시간 전국 단위에서 농수산물을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 디지털 전환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도매시장은 개장 당시 39개 품목으로 거래를 시작했는데, 1년 여만에 거래품목 수가 136품목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거래규모도 커져 12월 17일 기준 거래액이 5524억 원에 달하면서 올해 거래 목표인 5000억 원을 초과 달성했다.
전체 거래의 61.8%가 산지에서 소비지 중소형마트 등으로 상품이 직접 배송돼 물류 효율성도 높였다. 실제 올해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성과를 수치로 보면, 농가 수취가 3.5% 상승, 유통비용 7.4% 절감, 소비자 후생 3.9% 증가를 확인할 수 있다.
"농가 조소득이 올랐어요" ,"상품 탐색비용 절감 효과 봤죠"
산지 출하자는 공영도매시장에 농산물을 보내는 대신 온라인도매시장에 품종, 크기, 당도별 구매자 니즈에 맞춘 상품을 등록만 하면 판매가 가능하다. 중간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농가 수취가격이 오르는 효과를 누린다. 또한 기존 정산소 15일 이상 걸리던 대금정산이 정산소 여신을 활용해 익일정산으로 바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
구매자는 전국단위 다양한 상품을 비교.구매해 전국 산지를 찾아 다니며 상품을 찾던 수고와 비용을 덜 수 있고, 산지 직거래로 유통비용 절감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23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진행된 ‘농산물 유통혁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제주조공)은 온라인도매시장 출범 초기부터 감귤을 가지고 온라인 전용 특화상품을 개발․출시하면서 거래처를 10개소 추가 확보하는 등 디지털을 활용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도매시장을 경유하지 않는 산지 직거래 확대로 유통비용 10.1% 절감, 농가수취가 4.5% 제고, 소비자 후생 5.6% 증가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제주조공 관계자는 "기존 농협온라인거래, aT사이버거래소 등 농산물 온라인거래에 대한 경험을 통해 온라인거래 필요성, 효과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온라인도매시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1호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를 운영 중인 만인산 농협은 기존 판매처 외 추가적인 구매자 확보를 위해 참여했다. 온라인도매시장에서 '참외' 특화상품 운영을 통한 상품 안내 및 배너 게시 등의 홍보 효과로 신규거래처 6개소(43톤, 1.6억원)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기존 수도권 마트에 집중됐던 유통구조에서 전국 각 지역마트까지 거래처가 다변화돼 만인산 농협에 출하하는 농가 조소득이 30.6% 증가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만인산 농협은 농산물 유통혁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구매사는 상품 탐색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봤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의 대형 소매업체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벤더업체인 이화원은 온라인도매시장을 이용하면서 산지 방문 및 협상을 위한 인력.시간.비용 등을 점감하고 도매시장도 경유하지 않아 유통단계 단축을 통한 물류 효율화를 이뤄냈다. 이를 통해 출하.도매단계 등 유통비용율 11.9%p 감소하고 그에 따른 농가수취가 4.9% 상승했다.
또 온라인거래 결제자금을 활용한 이자비용(연리 1.5%, 1년 상환) 등 금융부담 경감 및 구매여력 확대를 통해 원활한 원물 확보가 가능했다.
홍콩 수출업체인 한산도 K-푸드 인기를 통한 수출확대로 온라인도매시장에서 다양한 K-푸드를 발굴하고 탐색비용을 절감했다. 신규 구매처 2개소를 확보하는 등 구매처 다변화로 물량을 적기에 확보해 수출경쟁력까지 강화했다.
기존 도매시장법인은 제3자 판매를 통한 신규 유통경로를 창출할 수 있었다. 서울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서울창과는 TF팀 운영과 담당직원(경매사) 성과급 지원체계 운영 등 적극 참여해 신규거래처 확보 및 187억 원의 실적을 냈다. 특히 서울청과의 온라인도매사장 거래물량 중 86%를 가락시장을 경유하지 않고 산지 직배송해 물류 효율화를 실현했다.
내년 거래목표엑 1조원 달성 위해 달린다
aT는 2027년 5조 원 달성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거래목표 1조 원 달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출범 첫해 운영과정의 미흡한 점과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제조를 개선하고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한다. 예산도 확대한다. 올해는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관련 예산이 624억 원이었지만 내년에는 749억 원으로 확대 편성됐다.
5조 원 달성을 위해서는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온라인도매시장 촉진 법안 통과다. 현재 22대 국회에서는 4건의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거래 촉진에 관한 법률'이 발의 중이다. aT는 정부.국회와 적극 소통해 법률 제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