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1980년대에 시작된 개식용 논란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것.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2일 오후 소위원회를 열고 '개 식용 목적의 사육, 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이 회의 안건으로 다시 오른 것에 반발해 불참했다.
이날 통과한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은 시행 후 3년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2027년 실질적 종식을 이룰 것을 목표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주요정책, 개 농장 등의 폐쇄 및 폐업 지원, 소유 포기된 개의 보호ㆍ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담은 ‘개 식용 종식 기본계획’의 정부 수립 및 이행,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도살·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명시적 금지 및 처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민주당 농해수위 농림법안소위위원들은 이날 농림법안소위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비록 단독의결이긴 하지만 '개식용종식법'의 법안 소위 통과로 무려 40여년 간 이어진 개식용을 둘러싼 국민적 논란에 마침표를 찍고 관련 입법절차 마련을 위한 중대한 첫걸음을 떼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개고기를 먹는 나라는 개고기 최대 소비 국가로 알려진 중국, 우리나라, 필리핀, 베트남이 있다. 개는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자랄 수 있고 잡식이기 때문에 키우기가 수월하다는 이유로 오래전부터 식용해 왔는데, 우리나라는 국내외에서 개 식용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1978년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 개를 제외했다.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은 농해수위 전체회의,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본회의 의결 단계가 남아있지만 여.야, 정부 모두 찬성해 본회의 의결은 시간문제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의 반발과 보상 문제 등 풀어아야할 숙제도 많다.
대한육견협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5년간 개 한 마리당 200만원을 배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육견협회는 “개 식용 여부는 국민의 식주권과 기본권의 문제”라며 “당사자나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개 식용 금지 입법을 하는 것은 정부와 입법부의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와 국회가 국민 먹거리 위생관리를 하지 않았는데 인제 와서 축산견 사육 농민과 식당 등 종사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전업이나 폐업이 불가피한 농가, 도축·유통업체, 식당에 대해 업종 전환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한우와 염소 사육 폐업 지원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사실상 ‘백기 들고 투항하라’는 선전포고”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개 한 마리당 1년 소득을 40만원으로 잡고 5년간 200만원으로 손실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정평가 금액에 따른 시설·장비 보상과 개 식용 금지 최소 10년 유예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