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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업계 "밸런타인데이냐 화이트데이냐?"

새로운 명절로 완전히 자리잡아
업계, '연인 모시는' 마케팅 총력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젊은층에게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하나의 '명절'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 의미도 점점 다양화돼 가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의 특권으로 여겨졌던 것이 이제는 가족, 친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덕분에 초콜릿·사탕을 생산하는 제과 업체는 물론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전문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외식업체까지 특정기념일 특수를 맞고 있다.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와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화이트데이(3월 14일), 주는 상대만 다르고 의미는 같은 날 제과업체, 베이커리 업체, 외식업체들의 마케팅 전략과 매출은 같을까? 다를까?


제과, 초콜릿 많이 팔리는 밸런타인데이가 매출 높아
외식업계, 큰 차이 없이 주말과 비슷한 매출 기록
베이커리, 발렌타인·화이트 데이용 제품 앞다퉈 선봬


▒ 제과업계
제과업계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꼭 초콜릿, 사탕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의식이 변화하면서 다른 선물류를 구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지만, 이 특정 기념일은 젊은층에게 하나의 명절로 자리 잡고 있어 이 시즌을 겨냥한 제품수는 더욱 다양해 질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기가 좋아지면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고급 선물 시장 및 해외 고급 브랜드도 증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과 업계는 화이트데이보다 밸런타인데이가 좀더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밸런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을 많이 사용하지만 화이트데이에는 초콜릿과 캔디 제품을 혼합한 제품이
많아 밸런타이데이 매출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보고 있다.

롯데제과의 밸런타인데이 매출(2월 1, 2주)은 지난해 보다 20%정도 성장한 5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화이트데이에도 밸런타인데이와 비슷한 성장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제과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기획제품을 7~8종 개발하여 판매했으며 기존 제품인 가나초콜릿, ABC초콜릿의 판매를 강화했다. 특히 가나초콜릿과 ABC초콜릿은 자신이 직접 만드는 DIY(Do it yourself) 붐이 불면서 많은 각광을 받았다.

롯데제과는 올해 화이트데이도 밸런타인데이와 마찬가지로 백화점, 선물점 등 판매를 목적으로 고급스럽게 만든 제품의 판매는 줄고 오히려 제과 4사가 판매하는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기획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라운제과는 지난해 2월 밸런타인데이로 인한 초콜릿 매출이 60억원으로 올해는 약 10%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블랙로즈, 미니쉘, 키커 등 3종 제품을 모은 ‘러브모아’ 기획제품을 선보였으며 미니쉘을 활용한 모자이크 선물 세트 제작과정을 시연하고 일정 개수 이상의 미니쉘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모자이크 제작이 가능한 틀을 제공했다.

온라인에서는 미니쉘을 이용, 각자의 개성을 살려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모자이크를 제작하여 택배로 보내주는 ‘엠쉘’ 사이트를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크라운제과는 화이트데이도 밸런타인데이와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2월 6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2월 중순까지 5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루 평균 2억원씩 초콜릿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으로 2월 총 매출을 약 7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할인점에 단독매대를 구성하여 판매했으며 일정금액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판촉물을 지급했다. 특히 화이트 엔젤, 젠트, 자유시간 등의 기존제품들이 선물포장하기 좋은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해태제과는 올해 화이트데이는 중소업체의 팬시제품과 연계된 패키지 상품이 증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기획제품을 준비 중에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9월 허쉬 초콜릿의 판매대행으로 어느해의 밸런타인데이보다 매출이 많이 상승한 102억원(2월 1, 2주) 정도의 매출을 달성했다.

▒ 전통제품
서양에서 들어온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신토불이 상품으로 젊은층을 유도하자는 의도에서 지난해 밸런타인데이부터 전통한과를 이용한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쇼핑몰 ‘트래디몰(www.tradimall.com)’도 특정 기념일 특수를 누렸다.

이 상품은 청소년이나 신세대에게 우리의 전통을 알리고 보급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통 전주한과를 하트모양에서 한방형태의 포장방법에 이르기까지 젊은 감각에 맞게 패키지 상품으로 개발 했다.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는 300건이 판매됐으며 화이트데이에는 400건의 제품이 팔렸다.

올해에는 밸런타인데이에 600건을 판매했으며 올해 화이트데이도 밸런타인데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래디몰 운영팀은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와 같은 국적불명의 기념일이 난무하고 있는 이때 신세대 정서에 전통문화를 조금이나마 파급시키는데 일조 하고자 이러한 상품기획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래디몰은 앞으로 24절기나 우리고유의 기념일을 테마로 신세대를 겨냥한 전통문화상품을 개발, 홍보하여 전통상품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 베이커리 업체
업계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점차 연휴 개념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는 만큼 크리스마스처럼 베이커리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커질 것으로 보고 베이커리 전문점으로서의 특성을 부각하여 고품질의 초콜릿 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 해마다 다른 컨셉과 마케팅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96년부터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마케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2003년 2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2004년에는 51억원으로 껑충 뛰는 매출 특수를 맞봤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는 약 55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화이트데이는 월요일로 남성들의 대부분이 당일 구매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전년대비 30% 성장한 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번 화이트데이에는 이태리직수입 명품 캔디인 카파렐(설탕사용을 거의 배재하고 순수천연과즙으로 만들어 뒷맛이 깔끔한 맛)을 활용한 복합 캔디 상품류와 지속적 인기를 얻고 있는 곰인형을 중심으로 초콜릿, 캔디, 샴페인, 간식쿠키, 케이크를 복합한 기획제품을 준비 중이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전문가가 직접 매난국죽 사군자 이미지를 초콜릿에 그려 500박스 한정수량만 판매하는 매난국죽 초콜릿과 과일을 냉동건조하여 만든 초콜릿, 웰빙곡물을 토핑한 플로라, 가나슈 녹차 등을 이용한 몸에 좋은 수제 초콜릿으로 차별화 컨셉을 강조했다.

CJ뚜레쥬르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며 2003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밸런타인데이의 매출은 2월 총 매출의 약 8% 정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화이트데이에는 3월 총 매출의 5% 정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뚜레쥬르는 사회적 지위와 목소리가 높아진 현대의 여성상과 광고모델인 수줍은 이미지로 안아주고 싶은 남자 이현우씨와의 대비를 통해 ‘내가 고르는 남자’, ‘사랑받는 남자 되기’의 컨셉을 화이트데이까지 지속시킬 계획이다.

이 컨셉으로 밸런타인데이에는 철저히 여성 중심에서 제품구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년보다 초콜릿, 케이크류를 가격대별로 다양하게 준비했다.

CJ뚜레쥬르는 오는 화이트데이에는 설연휴와 중복됐던 밸런타인데이와 달리 연휴에 의한 여파가 적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월요일이라는 요일지수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클 것으로 보고 전년대비 10% 정도의 매출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또 화이트데이를 위해 초콜릿, 캔디로 꾸민 ‘스위트월드’, 사랑을 이뤄주는 달콤한 부케로 장식하여 구입 시 인형을 하나씩 주는 ‘러브부케’등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하겐다즈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맞아 서울과 수도권의 하겐다즈 전문매장에서(공항점제외) 지난 2월 3일부터 3월 중순까지 최고급 스위스산 초콜릿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하겐다즈 초콜릿은 아몬드, 라즈베리, 허니밀크, 코코넛크림, 커피 등의 재료를 다양한 맛의 초콜릿으로 코팅한 후, 카카오가루, 금박스프레이로 장식했다.

특히,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가 알퐁스도데가 감탄했던 최고급 발로나사의 초콜릿을 원료로 해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초콜릿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올해 밸런타인데이에는 커플케이크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

특히 설 연휴기간의 연장으로 정확한 밸런타인데이 매출 파악은 힘들지만 밸런타인데이 기획제품 케이크와 초콜릿은 전체매출의 약 7% 정도 차지했다. 올 화이트데이는 지난해 보다 높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하겐다즈는 예상하고 커플케이크 판매를 중점적으로 공략하여 전년대비 15% 이상 상승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 패밀리레스토랑
패밀리레스토랑 별로 차이는 있으나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하나의 특정일로 주말과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니건스는 지난해와 비교해 밸런타이데이 매출은 약 5.6%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객단가는 18,135원으로 약 12.5%신장했다. 이렇게 신장한 이유로는 주로 이용한 메뉴가 세트메뉴보다는 스테이크 등의 단품메뉴 등의 판매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3년부터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매출을 살펴보면 2003년에는 밸런타인데이가 화이트데이보다 약 27.2%정도 높게 나타났으며 객단가도 밸런타인데이가 4.3% 높게 나타났다.

2004년에도 밸런타인데이가 약 10.1% 높은 매출을 기록했으며 객단가는 29%정도 더 높게 나타났다. 올해 밸런타인데이는 긴 연휴로 고객이 분산돼 전년대비 소폭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객단가가 높게 나타났다.

베니건스는 밸런타인데이에 연인에게 보낸 엽서를 화이트데이에 가지고 오면 특별한 혜택을제공하는 프로모션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화이트데이에도 연인들을 위한 커플파티 등의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씨즐러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매출이 2003년부터 약 1.3배정도 상승하고 있으며 평일매출과 비교하면 약 1.5배~2배정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씨즐러는 올 화이트데이는 밸런타인데이보다 약간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화이트데이에는 커플끼리 즐길 수 있는 2인용 듀오 세트 메뉴를 준비 중에 있으며 이 세트를 주문한 고객에게 ‘넌센스’ 뮤지컬 공연 티켓과 ‘리콜라’ 허브 캔디를 증정할 예정이다. 당일에는 생맥주와 와인을 주문한 고객에게 한잔 가격에 두잔을 제공하는 2 for 1행사를 진행한다.

씨즐러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 데이 등 특정 기념일은 패밀리레스토랑 매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특정 기념일을 겨냥한 마케팅은 더욱 공격적이고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99년부터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이벤트로써 진행한 마르쉐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매출이 주말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배민경 기자/jin@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