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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라면이 부활 '청신호'

“우지파동으로 빼앗긴 시장 되찾겠다”
현대산업개발 지분참여, 경영정상화 전망


라면의 원조 삼양식품(주)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는데다가 옛 대주주가 경영권을 완전히 되찾는 등 재기를 위한 굳건한 발판을 마련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1961년에 창업한 삼양식품(대표 서정호.사진)은 1989년 이른바 ‘공업용 우지파동’이 발생할 때까지만 해도 라면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라면왕국’으로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라면업계의 선두업체였다.

8년간의 법정투쟁 끝에 ‘우지파동’은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왕좌’를 후발 농심라면에 내주고 시장점유율은 한때 10%선까지 떨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으
로 추락, 결국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해 부도가 남에 따라 1998년부터 화의상태에서 간신히 목숨만 연명해왔다.

그러던 삼양식품이 지난 2003년부터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올 상반기 중에는 화의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누적된 빚을 갚느라 엄두도 내지 못했던 마케팅을 재개하면서 매출도 급신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0.4% 증가한 2,740억원의 매출과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도 진취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을 전개해 매출 3,3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간판 브랜드인 ‘삼양라면’과 ‘수타면’의 마케팅 강화로 시장경쟁력을 높여 빼앗긴 시장을 탈환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최근 옛 대주주가 채권단이 가지고 있던 회사 주식 205만주(32.8%)를 다시 사들여 44.8%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의 자리를 회복하는 등 경영기반도 달라지고 있어 삼양식품의 이같은 야심은 공허한 외침이 아닌 듯 보인다.

특히 이번 지분확보 과정에 삼양식품 오너 일가와 오랜 친분관계에 있는 현대산업개발(명예회장 정세영, 회장 정몽규)이 우호지분으로 참여함으로써 삼양식품의 부활에 큰 힘이 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삼양식품의 부활을 위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의 신뢰를 점차 되찾고 있어 ‘라면왕국’의 재건은 이미 시작됐다”고 의미 있는 말을 던졌다.

배민경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