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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브리핑] 거리두기 3단계 코앞, 식음료.유통업계 미칠 영향은?

대규모 점포 집합금지 대상...연말 특수 사라진 '백화점'
대형마트 "생필품 구입, 필수시설로 제외 가능성 기대"
음식점, 면적 8m²당 1명 인원 제한 9시 이후 배달.포장만
식품업계, 온라인 전용 브랜드 론칭에 이커머스 사업 진출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하자 식음료.유통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격상 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문을 닫아야 해 연말 특수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편의점과 이커머스 업계는 비대면 쇼핑 증가로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흐름에 식품업계는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80명으로 전날 보다 162명이 늘었다. 이 중 지역별 확진자가 일평균 774.4명으로 3단계 기준인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에 근접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을 지켜보고 거리두기 격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거리두기 3단계는 가장 강화된 단계로 전국적으로 급격하게 환자가 증가하면서 의료체계가 붕괴할 위험에 직면한 상황이다. 모든 국민은 원칙적으로 집에 머무르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라는 권고가 내려지며 산업.생활에 필수적인 시설 외에는 집합이 금지된다.


3단계에서는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기업형슈퍼마켓 등 대형 유통시설(종합소매업 300㎡ 이상)은 대규모 점포로 집합 금지 대상이다. 


백화점은 3단계 격상 시 영업 중단이 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연말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12월은 1년 중 가장 큰 매출을 자랑하는데 3단계 격상으로 문을 닫아야 하면 연말 특수는 기대할 수 없다"며 "3단계 격상에 대한 준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형마트의 사정은 좀 더 나은 상황이다. 집합금지 제외시설에 상점류의 경우 마트, 편의점, 중소슈퍼, 소매점, 제과영업점 등은 그 대상으로 하고 있어 예외 적용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정부의 정확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온라인 배송만으로는 생필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의 세부지침이 없어 기다리고 있다"면서 "대형마트는 생필품 구입을 위한 필수 시설이다. 온라인 배송만으로는 생필품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형마트는 거리두기 2.5단계로 오후 9시 영업을 종료하고 시식 코너 운영 금지가 이뤄지고 있다.

 


외식업계도 연말 특수가 실종되며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3단계 격상 시 식당과 카페는 시설 면적 8m²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한다. 운영 시간은 2.5단계와 동일하다. 카페는 포장과 배달만을 허용하며 음식점은 밤 9시 이후에는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뷔페는 공용 집게·접시·수저 등 사용 전후 손소독제 또는 비닐장갑을 사용해야 하며 음식을 담기 위한 대기 시 이용자 간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결혼식장은 집합이 금지되며 장례식장은 가족 참석만 허용된다. 찜질·사우나 시설도 집합금지되며 목용탕은 16m²당 1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음식물섭취는 금지된다.


대학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2차 유행 이후 확진자가 점차 줄어 매출도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2.5단계로 격상하면서 저녁 장사는 끝이 났다"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저녁 장사도 못하고 포장 손님도 줄어 손해가 너무 크다. 3단계로 가기 전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편의점과 이커머스 업계는 비대면 쇼핑 증가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장보기 쇼핑몰 마켓컬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주문량과 매출이 각각 16%, 21% 늘었다. 지난 주말(12~13일) 주문량과 매출도 전주보다 각각 12%, 17% 증가했다. SSG닷컴도 지난 13일 기준 쓱배송(당일 주간 배송)의 가동률이 99.6%를 기록했다.

 


식품업계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보다 온라인 시장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대상그룹은 청정원 온라인 전용 브랜드 '집으로 ON'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 5월 또 다른 온라인 브랜드 '라이틀리'(Lightly)를 론칭했다. 이 제품들은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는 구할 수 없다. 대상 직영몰인 정원e샵과 쿠팡, G마켓, 11번가 등 이커머스 업체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다.


대상그룹은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이커머스를 통해 불필요한 유통 마진을 줄이고 소비자 트렌드와 니즈에 부합한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오뚜기는 지난달 다양한 요리를 쉽고 간편하게 따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담은 홈페이지 오’키친(O’Kitchen)을 오픈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홈쿡'(집에서 하는 요리) 문화가 확산된 것을 반영한 것이다. 


오’키친(O’Kitchen)은 요리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부터 빠르게 완성되는 스피드 레시피, 오뚜기 제품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꿀조합 레시피 등 다양한 요리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요리에 사용된 오뚜기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클릭하면 ‘오뚜기몰’ 해당 제품 판매 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도록 해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한층 강화했다.


한국야쿠르트도 지난달 라이프스타일 온라인몰 '프레딧'을 론칭했으며 삼양식품 역시 자사몰 삼양맛샵에서 간식팩, 리빙브랜드를 선보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식생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며 "코로나가 진정되더라도 언택트 중심의 소비 생활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들이 계속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