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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왕좌의게임]2016년생'비비고'VS1987년생'종가집' 김치 전쟁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88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정부는 대표적 전통음식인 김치의 상품화를 추진한다. 언제 어디에서 먹어도 같은 맛을 내는 맛의 표준화는 어려운 일이었다. 이를 위해 인간문화재 38호이자 조선 궁중음식 전수자인 고 황혜성 고문 등으로 부터 조언을 받아 표준화된 조리법을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1988년 종가집 김치가 탄생했다. 당시 종가집 김치는 오비맥주로 발효기술을 축적한 두산그룹이 맡아 사업을 총괄했다. 종가집은 포장김치의 시장 형성과 성장에 크게 이바지했다. 종가집은 30여 년간 국내 포장 김치 시장의 선도 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 50~60%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인 우위를 지켜 왔다.

 

연간 약 6만 톤의 국산 배추를 소비하고 있는데 고추와 마늘, 양파 등 김치의 원재료들도 산지 직송으로 공급받는다.

 

종가집의 제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포기김치'다. 맛김치와 열무김치, 총각김치도 해외 수출량이 많다. 특히, '전라도 포기김치'는 출시 반년 만에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2017년에는 점점 세분화되는 소비자 취향을 고려해 소량으로 주문 생산이 가능한 '나만의 김치'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양념은 물론 용량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해외에서도 입지를 다졌다. 현재 미주·유럽과 대만·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데 중국 연운항 공장은 올해  9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미국에서는 올 연말 착공을 목표로 김치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종가집은 2015년까지 포장김치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2016년 CJ제일제당이 선보인 '비비고 김치'가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왔다.

 

CJ제일제당은 2013년부터 프리미엄 김치 개발에 들어갔다. 연구원들과 마케팅 담당자들이 함께 가격대가 높은 한식 레스토랑 수십 곳을 다니며 김치 맛을 보고 전국의 이름난 김치 명인들의 제품을 사 먹으며 김치 맛에 대한 내공을 쌓았다. 당시 김치사업을 책임졌던 식품연구소 오지영 부장은 “고급 레스토랑의 김치 맛이 강한 양념과 젓갈로 만든 빨갛고 진한 맛이 아니라 재료의 간소함과 시원함을 강조한 김치가 트렌드 였다"고 말한다.

 

'비비고 김치'는 그렇게 프리미엄 김치의 콘셉트로 정해졌다. 최근에는 다양한 재료와 맛을 간편하게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배추김치 외 총각김치, 파김치 등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해 왔다.

 

또, 오이가 가장 맛있는 5~6월에만 운영하는 시즌 한정 제품인 '비비고 오이김치'도 내놓으며 여름 입맛 공략에 나섰다.

 

현재 포장김치 시장의 점유율은 2016년 종가집이 55.7%, 비비고가 19.8%로 출발했지만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9년 종가집이 42.8%, 비비고가 40.2%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성, 경제성, 합리성 등으로 포장김치 소비층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재료와 맛의 김치 카테고리도 확대될 것"이라면서 "점유율 50%선이 무너진 종가집과 50%를 향하는 비비고의 경쟁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2017년 2128억원에서 2018년 2523억원, 2019년 현재 약 2800억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