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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예감’ 광고에 체조인들 반발

체조인 “위험한 장면을 희화화 했다”
오리온 “고의성 전혀 없었다”


오리온의 히트상품 중 하나였던 ‘예감’이 펩시코사와의 계약 제약으로 판매가 잠시 중단됐다가 펩시코사와의 제휴 청산으로 최근 다시 출시됐다.

‘예감’은 2002년 출시해 연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제품이다. 이에 오리온은 대대적인 행사와 오븐에 구운 것을 강조한 광고 등을 선보이며 예전의 명성을 찾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던 중 제동이 걸렸다.

기름에 튀겨 기름기가 제거되지 않은 감자스낵과 오븐에 구운 담백한 감자스낵의 차이점을 부각하기 위해 체조경기를 소재로 삼아 제작한 광고가 체조인들의 반발을 샀다.

문제의 ‘예감’ 광고는 5차례 여자 체조선수들이 이단평행봉 연기 중 봉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광고는 ‘네 손에 기름기를 묻히지 말라’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예감’이 기름에 튀기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선수 및 선수들의 가족, 지도자들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한 위험한 장면을 희화화하고 있다는데 강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체조인들은 체조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불러일으켜 그렇지 않아도 선수 층이 얇아 침체를 벗어날 돌파구가 없는 여자 체조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체조인들의 불만에 대한체조협회는 14일 체조인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체조 육성발전을 저해하는 광고를 즉각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오리온과 광고 대행사에 보냈다.

이어 협회는 광고에 등장하는 외국 선수 및 코치들에게 광고 방영 사실을 알려 초상권을 보호하도록 하고 선수들의 소속 국가연맹을 비롯해 국제체조연맹(FIG) 등과 연계해 피해의 구제 조치를 논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리온은 “‘예감’ 광고로 체조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더욱이 선수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희화화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고 자사의 입장을 밝혔다. 또 “이 광고로 체조선수 및 선수가족, 지도자들에게 본의 아니게 누가 됐다면 마음으로부터 심심한 사의를 표 한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체조협회로부터 발송한 공문이 도착하면 내용을 검토한 후, 체조인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광고에 사용된 자료화면 논란에 대해 광고를 제작한 광고대행사 LEE&DDB 고원진 부사장은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광고대행사에서 직접 촬영하고 배경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한 것으로 초상권과 관련해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민경 기자/jin@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