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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충남 청양군



칠갑산 노래가락 따라

늦가을, 이유없는 고독은 애절한 그리움을 부른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울어 주던 산새소리에 아련한 노스탤지어에 빠져들게 하는 주병선의 칠갑산. 가을을 유난히도 닮은 그의 노래가락을 따라 칠갑산에 오른다.

칠갑산은 해발 561m의 높이에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1973년 3월 6일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주요 명소로는 정상, 아흔아홉골, 칠갑산장(최익현동상, 칠갑산노래조각품등), 천장호, 장곡사, 정혜사, 자연휴양림, 도림사지, 두륭성 등이 있다.

칠갑산은 청양군에 속한다. 청양군은 충청남도의 중앙에 위치해 동쪽으로는 공주시, 서쪽으로 보령시, 남쪽으로 부여군, 북쪽엔 예산군과 인접하고 있다. 차령산맥의 여맥이 동북에서 서남으로 뻗어 서북부의 동남부로 나뉜다.

도립공원 칠갑산를 비롯해 월산, 구봉산, 우산, 비봉산, 대박산등 구릉이 탁월해 비교적 경지가 적으나 산간분지는 논으로 이용되고 있다. 관내에서 넓은 들로는 지천유역의 고리섬들과 금강 유역의 장수평들, 무한천 유역의 가남평야 등이 있다.

매운 고추 하면 청양고추를 바로 떠올릴 만큼 청양군의 대표적인 특산물은 고추라 할 수 있다. 청양은 칠갑산을 중심으로 산간 계곡과 분지형태에 부식질이 많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과 밤과 낮의 일교차가 큰 기후 조건 등 고추 재배에 있어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과 미네랄을 비롯해 칼슘, 비타민A, 유기산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것이 청양고추의 장점이다. 밝은 태양과 맑은 공기 아래에서 재배돼 고추의 맛이 강하고 빛깔이 곱고 과육이 두꺼워 전국 소비자가 선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양의 대표적 특산물로 구기자를 들 수 있다. 구기자는 오랜 옛날부터 야산 및 전답의 휴반에 자생하는 가지과 낙엽관목으로 동의보감등 한의서에 효능이 인정되고 차, 술 등으로 애용되면서 약용작물로 옛날부터 재배됐다.

오래전부터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일컬어지는 구기자는 일찍이 진시황도 복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기자는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되어 있으나 기후와 토양이 구기자 재배에 가장 적합한 청양에서 최고품질의 구기자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청양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구기자는 1천500여호가 150여㏊에서 400여톤의 구기자를 생산해 전국제일의 구기자 명산지일 뿐 아니라, 약효 또한 제일로 꼽히고 있다.

청양에선 이같은 최상의 구기자를 이용한 구기자주가
특산품으로 나오고 있다. 구기자술은 양질의 쌀, 청양 구기자, 칠갑산 맑은물을 주원료로 해 우리 전래의 비법으로 빚은 순곡주로 미각과 풍미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둔송구기자는 청양지역에서 150여 년 전부터 6대째 하동정씨 종가집에서 술담그는 비법을 전수받아 명인 지정을 받은 술로서 2000년 9월 충남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고품격 특산주이다.

돌아오는 마음이 고독하지만은 않다. 다만 또 하나의 추억과 향수를 남겼을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은 후일, 다시금 향수가 밀려올 때 구기자술 한 잔과 잘 익은 장에 찍은 청양고추를 한 입 베어먹자. 때마침 나오는 눈물 한 방울은 그리움 때문일지, 매워서 일지. 그것은 그때 알 수 있겠지.

박연수 기자/1004@fenews.co.kr